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업종 위주로 많은 수익을 챙긴 단기성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새로운 투자자들로 손바뀜이 진행 중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7일 삼성증권·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7월 27일~8월 2일) 글로벌 펀드 가운데 한국 주식에만 투자하는 코리아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전체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22억달러였는데 절반 넘는 돈이 코리아펀드로 유입된 것이다.
앞서 3주 전(7월 13~19일)에는 2억3000만달러가 순유출됐으나 2주 전(7월 20~26일·1억1000만달러)부터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전체 코리아펀드 투자 잔액은 220억달러(25조원)에 달한다.
김수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에 상장된 MSCI 코리아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상당히 많은 자금 유입이 나타났다"며 "코스피가 지난달 중순 2400을 돌파한 이후 일시적 조정이 발생하면서 큰 규모의 자금이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펀드에서의 뭉칫돈 유입은 한국 주식에 대한 외국인들 관심이 상당히 높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개인·법인 투자자들이 펀드에 돈을 넣은 이후 펀드매니저들이 실제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는 시일이 좀 걸린다. 글로벌 펀드 동향을 수급상 외국인 자금 움직임의 선행 지표로 볼 수 있는 이유다.
앞서 지난 5월 11~17일 코리아펀드로 6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된 이후 코스피는 같은 달 22일 2300선을 처음 돌파했다. 이어 6월 15일부터 22일까지 4억8000만달러가 유입된 이후 코스피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7월 13일 2400선까지 연달아 돌파했다.
달러화가 당분간 약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외국인 매수 가능성에 힘을 더하고 있다. 외국인은 환차익 극대화를 위해 달러가 강세를 나타낼 때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차익실현을 하는 경향이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뎌 달러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매수하는 데 유리한 환경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도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국내적으로는 지난주 발표된 세법 개정안이 외국인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당장 외국인이 강력한 매수 우위로 돌아서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발간된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표지에는 'It could happen(일어날 수 있다)'이라는 제목과 함께 커다란 핵구름 사진,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전망, 전쟁 예상 시나리오가 자세히 실렸다"면서 "북핵 리스크의 지속 여부가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까지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서 차익실현과 저가매수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따른 맞춤형 업종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의 차익실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8월 중하순까지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작은 철강·화학 업종이 유리하고, 외국인의 단기 차익실현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8월 말 이후에는 IT, 소비재, 헬스케어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이 3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며 지난 3일 2400선 붕괴 이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