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면가 5천원 환산 주가 200만원 넘는 10개종목
그러나 이 가운데 네이버, 삼성물산, 삼성화재 등은 이익 증가 전망에도 주가가 덜 올라 하반기 기대주로 손꼽히고 있다.
1일 매일경제신문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말 주가에 액면가 5000원을 적용했을 때, 네이버가 803만원으로 가장 높은 환산 주가를 기록했다. 네이버의 액면가는 500원으로 주가에 10을 곱한 것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넷마블게임즈(715만원), 삼성물산(695만원), SK(678만7500원), 엔씨소프트(361만원)가 5위권을 형성했다. 삼성전자는 액면가 5000원으로 현재 주가(241만원)가 그대로 적용됐다. 우선주를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이 같은 환산 주가가 200만원이 넘는 곳은 10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황제주' 10곳의 1~7월 평균 주가 상승률은 13.6%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8.6%)보다 낮았다. 주가만 비싸지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한 셈이다.
특히 환산 주가 7위로 삼성전자보다 서열이 높은 아모레퍼시픽(283만5000원)은 이 기간 주가가 11.8% 하락했다.
지난 5월 상장된 넷마블게임즈는 높은 공모가 덕분에 환산 주가 서열 2위(715만원)에 올랐지만 이것이 오히려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7개월간 주가는 11.7% 하락했다. 이익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상장한 종목을 제외하고 오랜 기간 이익을 축적한 황제주들은 중장기 투자에 적합하다"면서 "이익 증가 예상에도 주가가 덜 올랐고 저평가 기대감이 있는 곳은 하반기에 선별 매수할 만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익 증가에도 주가가 덜 오른 황제주 중 하나다. 2013년 영업이익 5065억원을 기록한 네이버는 이후 4년 연속 이익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1조2617억원에 달한다. 4년 만에 이익이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도 주가는 올해 들어 3.6% 오르는 데 그쳤다. 네이버가 올해 미래 기술 투자를 늘리면서 최근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설비 투자는 123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9%나 급증했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인공지능(AI)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는 데 돈을 많이 쓰고 있다. 그러나 주력 사업인 광고 부문 매출이 비용 부담을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 2분기 광고 부문 매출액은 1177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8.1% 증가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광고와 각종 AI 관련 신규 서비스의 하반기 출시로 네이버의 중장기 성장을 담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산 주가 695만원의 삼성물산은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5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건설과 상사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분기 건설 부문에서 대규모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낸 이후로 분기별 영업이익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하반기로 갈수록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뒷심'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가치가 급등하면서 삼성물산의 자산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호재에도 주가는 올해 들어 10.8% 오르는 데 그쳤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하반기 흑자 전환한 후 실적 정상화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들어 주가가 8.8% 오른 삼성화재도 하반기가 기대된다. 작년 말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면서 온라인 보험시장 지배력을 더 키웠다. 이 같은 전략으로
이런 기대감에 이날 삼성화재 주가는 전날 대비 4.6% 급등했다. 지난 7개월간 주가가 8.8%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이날 하루 만에 상승폭의 절반을 달성한 것이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