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만도 ◆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만도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3931억원, 영업이익 55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3%, 영업이익은 13.9% 줄어든 수치다. 컨센서스(영업이익 586억원)에 비해서는 5%가량 못 미친 실적이었다.
만도 실적만 떼어놓고 보면 부진하다고 할 수 있으나 다른 자동차업체 실적을 보면 평가가 달라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컨센서스 대비 11.9%, 24.6%나 모자란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위아(-35.1%) 현대모비스(-16.2%) 등 현대차그룹 계열 부품사들은 물론 S&T모티브(-13.8%)도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놨다.
권순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현대차그룹에 대한 출하량이 감소했고 미국 GM으로 납품하던 일부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면서도 "중국 현지 업체에 대한 매출이 확대됐고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 기타 시장을 키우면서 이를 만회했다"고 분석했다.
2분기 매출액은 지역별로 나눠서 보면 한국이 802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이 3106억원, 미국 2447억원, 기타 1777억원이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한국 시장 매출액은 91억원 늘어나면서 큰 변동이 없었지만 중국 시장은 908억원, 미국 시장은 377억원이나 감소했다. 중국에서 현대·기아차 물량 감소가 실적 악화의 큰 요인이었지만 지리 등 현지 기업에 대한 매출액이 1764억원이나 증가하며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다. 또 기타 시장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0억원 늘어났다. 즉 고객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수주 증가세다. 올해 상반기 만도의 신규 수주액은 9조5000억원에 달했다. 만도의 올해 연간 목표 수주액(12조원)의 80%가량을 상반기에 모두 달성한 것이다. 이에 최근 만도는 목표 수주액을 13조원으로 확대했다.
이제 관건은 올해 하반기다. 사드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어 하반기에도 녹록지 않은 환경이지만 현대·기아차가 7~8월 비수기가 지난 뒤 9월에 신차를 출시하며 판매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호재다. 과거 대비 다변화된 고객사들과 함께 주 고객사의 자동차 판매 증가까지 이뤄지면 예상보다 빨리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와 4분기 만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619억원, 947억원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ADAS와 전기차부품 시장이 고성장하면서 내년엔 337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5만~26만원 선에서 맴돌고 있는 만도 주가는 글로벌 경쟁 업체 대비 저평가돼 있는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76배로 국내 자동차업종 평균(1.04배)보다는 높지만 독
박재일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만도의 전장·ADAS 사업 부문의 고성장세와 고객 다변화를 통한 매출처 확대 등을 감안하면 저가 매수 기회"라며 "33만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