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전방위 압박을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 주식시장에서 중국 자본이 야금야금 빠져 나가는 등 자본시장으로까지 그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롯데쇼핑·아모레퍼시픽 등 한국 기업들과 한류 스타에 대한 차별이 이미 도를 넘어선데 이어 중국의 사드 보복이 갈수록 더욱 집요해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지난해 7월 이후 올해 6월까지 1년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중국 국적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가 1조2200억원에 달했다.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차이나머니의 '엑소더스'가 발생할 것이란 예측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투자자는 무려 17조원을 순매수했다. 따라서 중국 자금만 유독 이탈하고 있는 데 대해 '정치적 배경'을 의심하는 시선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2개월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것은 작년 11월 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동안 9개월을 순매도로 일관했다. 지난 6월 70억원 소액 순매수로 돌아서긴 했으나 이는 코스피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매도를 잠시 중단한 영향으로 보인다. 같은 달 코스닥시장에서 중국인은 600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셀코리아' 기조를 유지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사모펀드 대표(상하이 소재)는 매일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중국은 당국이 방향을 제시하면 민간이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삼아 움직이는 '톱다운' 방식에 익숙하다"며 "가뜩이나 자본유출에 대한 감독이 심화된 상황에서 사드 갈등이 있는 한국에 투자를 늘리기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올해 들어 자국 대기업들의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을 집중 조사하는 등 자본 유출입을 예
한편 중국 정부는 이날 김장수 주중 대사를 초치해 사드 발사대 4기를 임시 배치키로 한데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신헌철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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