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집값이 뛰면서 아파트 경매시장도 덩달아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강남보다는 강북권, 대형 면적보다는 소형 면적의 매물에 응찰자가 많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1일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 물건 중 응찰자 상위 10건 중 8건이 강북권 아파트 매물이었습니다.
지난달 경매에 나온 서울 아파트 매물 중에서 가장 많은 85명이 입찰한 물건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 소재 삼호4차 아파트였습니다. 이 아파트는 유찰 한번 없이 첫 경매에서 감정가(2억3천만원)보다 38% 높은 3억1천70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최다 응찰자 2위 매물은 구로구 구로동 구로주공 아파트로 67명이 입찰에 참여했으며, 한 차례 유찰 끝에 감정가 3억9천만원보다 12% 높은 4억3천85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응찰자가 가장 많이 몰린 4위와 5위 매물 역시 도봉구 창동 주공아파트(39명)와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아파트(38명)로 강북권이었습니다.
7~10위도 영등포구 당산동 강변래미안아파트(30명), 강서구 가양동 가양2단지 성지아파트(29명), 노원구 공릉동 화랑타운아파트(29명),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2차 아파트(21명)로 모두 강북권이었습니다.
강북권 아파트 매물이 이처럼 높은 인기를 얻는 까닭은 서울 집값이 급등한 가운데 감정가가 비싼 강남권 아파트 대신 '현실적인 선택지'인 강북권 아파트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편인 노원구 등 강북의 정비사업 예정지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이기 때문에 매수하려는 의사가 시장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강남권 대신 접근이 쉬운 강북권의 낮은 가격의 물건들 위주로 입찰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주택자들이 강북권 아파트 매물에 응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실수요자 이외에 자기 주택을 가진 사람들이 적은 비용을 들여서 추가로 강북권의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 물건 중 응찰자 상위 10건에서 발견되는 또 다른 특징은 소형 면적의 매물이 대부분인 점입니다.
최다 응찰자 매물인 노원구 월계동 삼호4차 아파트는 전용 50.2㎡였고, 2위와 3위인 구로구 구로동 구로주공아파트와 강동구 명일동 명일엘지아파트는 각각 전용 73.1㎡, 59.8㎡였습니다.
4~6위 매물인 도봉구 창동 주공아파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아파트, 송파구 가락동 가락쌍용아파트도 각각 전용 36.2㎡, 49.9㎡, 59.9㎡로 소형 평형이었습니다.
또, 응찰자 8위 매물인 강서구 가양동 가양2단지 성지아파트도 전용 39.6㎡으로 응찰자 상위 10건 중 7건이 소형 평형이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아파트의 면적별 경매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지난달 27일까지 60㎡ 미만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9.9%를 기록했으며, 평균 응찰자는 22.1명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60㎡ 이상 85㎡ 미만의 서울 아파트 역시 평균 낙찰가율 98.0%에 평균 응찰자 12.5명으로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이에 반해 중대형으로 분류되는 85㎡ 이상 120㎡ 미만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96.7%, 평균 응찰자는 7.9명이었고, 대형인 120㎡ 이상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97.5%, 평균 응찰자는 8.3명이었습니다.
경매시장에서 중대형보다 소형 평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았던 것 역시 상대적으로
이 선임연구원은 "최근 아파트의 월세 전환율이 많이 높아졌고 소형 평형이 임대도 쉬운 편이라 인기가 많다"며 "작은 평수 아파트들의 공통점은 '옛날 아파트'인데 재건축 등 기대 가치가 있어서 낙찰가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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