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는 말은 자주 듣지만 괜히 조회했다 지금보다 더 나빠질까봐 못 하겠더라고요. 최근에 연체하거나 빚을 낸 적도 없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 있을까요?"
직장인 5년 차 김대리(34)의 생각이다. 실제 우리 주변에는 김대리 처럼 정확한 근거없는 추측성 정보만 믿고 신용관리에 소홀한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정말 김대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신용조회를 하면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몇 년간 연체를 하거나 채무가 발생하지 않으면 신용도가 하락하지 않을까?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하면 본인의 신용등급을 조회하는 것은 횟수에 상관없이 신용등급 하락과 무관하다. 오히려 신용등급을 정기적으로 조회할수록 신용정보 변동에 대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보다 즉각적인 대처를 할 수 있어 좋다.또한 연체나 빚이 없더라도 개인 금융거래의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신용도는 떨어질 수 있다.
김대리 사례를 통해 '신용에 관한 잘못된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김대리가 자신의 신용등급을 확인한 건 지인의 부탁으로 인해 신용카드를 발급 받을 때였으니 딱 6개월 전이다. 직장생활 5년 간 대출을 받은 적 없고, 신용카드 연체이력도 없었다. 당시 김대리의 신용등급은 3등급이었다.
총 10개의 등급으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중 3등급은 상위에 속한다. 시중은행인 1금융권에서 대출 받는다고 가정할 때 평균 4.3%대(전국은행연합회 지난해 11월 금리현황 참고)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높은 등급이다. 이 때문에 신용카드 역시 별 문제 없이 발급받았다.
그럼 6개월이 지난 현재 김대리의 신용등급은 정말 그의 말대로 상위 등급을 유지하고 있을까. 확인결과 그의 신용등급은 예상과는 달리 1단계가 하락한 4등급이었다. 신용평점을 비교해보니 885점에서 760점으로 내려갔다. 신용등급은 1단계 하락이지만, 평점 차는 무려 125점이나 발생한 것이다.
◆ 연체를 하지 않아도 카드 거래 패턴에 따라 신용등급 변동할 수 있어…
그렇다면 김대리의 신용등급이 하락한 원인은 뭘까? 김대리의 6개월 간 사용한 신용카드 거래내역을 살펴보니 일시불 거래보다 할부거래가 많았다. 추석연휴 여행경비와 헬스 6개월 이용권 등 고가의 금액을 할부로 결제하다 보니 상환해야할 부채이력들이 쌓인 것이다. 또한 단기카드대출인 현금서비스도 3번 정도 받았다. 이 역시 신용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현금서비스는 급하게 현금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수수료가 높아 잦은 이용은 삼가는 것이 좋다. 혹시 받았다면 연체 하지 않고 상환하는 것이 신용관리에 도움이 된다.
◆ 현금거래는 신용등급 산출 시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없으므로 체크카드 사용을 권장
김대리처럼 현금거래를 이용하는 이유는 크게 연말 소득공제 혜택을 보기 위해, 과소비 예방 차원 등 두가지로 나뉜다. 신용카드는 지갑에서 현금이 줄어드는 게 아니기 때문에 소비에 대한 체감온도가 현금보다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위해 요즘은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사용한 전체 총액이 sms로 전송되고 있다.
혹시 김대리처럼 연말정산이 목적이거나 다른 이들처럼 과소비를 예방하는 차원이라면 체크카드로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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