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원화값 상승에 따른 손실이 반영돼 소폭 감소했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분기 매출액 4조1888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1% 증가한 수치로 분기 매출액이 4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181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이는 증권업계에서 내놓은 전망치(매출액 4조263억원, 영업이익 1960억원)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판매 부진으로 실적 악화를 겪는 가운데 현대글로비스가 양호한 실적을 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현대글로비스 매출은 완성차해상운송(PCC)을 포함한 해외물류와 현대·기아차 반조립부품 유통(KD) 비중이 높다.다만 최근 현대차 부진의 원인이 된 중국 공장 감산과 현대글로비스 실적은 연관성이 낮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의 중국 매출은 유럽이나 미국 지역 대비 낮은 편으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PCC 부문은 올 2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3.2% 늘었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물량이 늘었고, 유럽과 중남미 물량도 증가했다. 시황 회복에 따른 벌크해상운송도 작년 대비 28.8% 증가했다. 반조립제품 수출 물량도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 수요 회복에 따른 물량의 수혜를 입었다. 특히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완공되면서 신규 매출 증가가 발생했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자 주가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27일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0.97%(1500원) 오른 15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그룹주의 약세 분위기에 동반 추락해 지난 4월 13만9000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3분기에도 4조원대 매출 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실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현 주가는 저점 대비 12% 이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영업이익 감소는 원화값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외화로 대금을 결제받는 비중이 높아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조다. 이 밖에 운반비용과 임금 등 제반비용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