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지주 상반기 순익 최대
KB금융지주는 2분기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분기에 지난해 동기보다 70.6% 급증한 9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신한금융지주(8920억원)를 제치고 2년여 만에 금융지주사 수장 자리를 되찾았다. 이 같은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7200억원대)를 크게 넘어서는 어닝서프라이즈다. 2분기 실적을 더한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3% 증가한 1조8602억원에 달해 2008년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상반기 순익 기준으로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간 격차는 289억원으로 바짝 좁혀졌다.
증권가에서는 올 한 해 KB금융의 연간 순이익이 3조원을 넘어서 국내 금융지주 중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B금융은 지난해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인수한 데 이어 실적 개선 추세에 있는 KB손해보험, KB캐피탈을 올 들어 100% 자회사로 만들면서 연결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1% 큰 폭으로 증가한 3조6655억원에 달했다. 상반기 수수료 이익도 전년보다 40.7% 급증한 1조308억원을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는 KB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 개선에 일회성 이익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신한금융지주를 앞지를 수 있을지에 대해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자산 건전성 개선으로 향후 금리가 완만하게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은행들의 좋은 실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도 올 상반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는 깜짝 실적(1조983억원)을 거뒀다. 상반기 실적으로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이고 2014년 우리은행이 지주사에서 은행 체제로 전환한 후 가장 많은 반기 순이익이다. 2분기에만 순이익 4608억원을 올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4140억원)을 넘어섰다. 우리은행 실적은 타 은행과 달리 자산관리부문 상품판매(신탁·펀드)와 외환·파생 부문 등 비이자 이익 급증이 견인했다. 올 상반기 우리은행 비이자 이익은 전년 동기(5360억원) 대비 41% 큰 폭 늘어난 7560억원에 달했다. 이자 이익은 2551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연간 실적에 육박하는 1000억원대 순이익을 거뒀다.
실적 개선으로 연초 1만2000원 선이었던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우리은행 잔여 지분 매각에 대해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 김태성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