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17일(09:1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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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가 면세점 사업에 대한 수익성 저하 우려를 이겨내고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호텔롯데(신용등급AA+)는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모집액의 세 배가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3년물 1000억원 모집에 2900억원, 5년물 500억원 모집에 2100억원 등 총 5000억원어치 매수주문이 집계됐다. 호텔롯데는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발행액을 최대 2500억원으로 늘릴 수 있다. 발행대금은 기업어음(CP) 상환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발행예정일은 오는 21일이며 대표주간 업무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미래에셋대우가 공동으로 맡았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호텔롯데에 대한 정기 신용평가를 실시하고 잇달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러한 전망 조정은 최근 면세점 산업 전반의 영업환경이 악화된 데다 중국 관광객에 집중된 사업구조로 인해 사업안정성과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국내 면세점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는 선두업체로 영업 기반이 우수하지만 경쟁 심화에 따른 원가율 상승, 고객 유치비용 증가 등으로 이익 창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지난 1분기 호텔롯데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8% 감소한 4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호텔롯데가 이러한 수익성 저하 우려를 이겨내고 회사채 발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와 롯데그룹의 후광효과 덕분이다. 호텔롯데는 국내 최대 규모의 호텔 및 면세 사업자로서 호텔과 면세점, 테마파크, 리조트, 골프장 등 다양한 사업을 관리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그룹은 올 들어 2조99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며 회사채 시장 내 큰 손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는데 이에 따른 후광효과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롯데가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핵심적 위치에 서게 될 것이란 기대감도 흥행에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호텔롯데는 지난 1월에도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수요예측에서 목표금액의 네 배가 넘는 7700억원이 몰리면서 발행액을 3000억원으로 늘렸다.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발행금리 또한 민간채권평가사들이 산정한 금리(개별민평) 대비 0.03%포인트, 0.02%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결정됐다.
김광수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면세점 사업은 시내면세점 사업자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인천공항 면세점 임차료 급증 등으로 당분간 수익성 약화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지난 3월 말 기준 6조4000억원 규모의 계열사 지분과 1조1000억원어치 투자부동산 등에 기반한 재무융통성이 롯데호텔의 신용도에 긍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