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 랠리에도 위험 투자를 꺼리는 강남 큰손들은 여전히 고수익 대신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고금리 채권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조건부 신종자본증권(CoCo Bond·코코본드) 인기가 최근 들어 부쩍 높아졌다. 만기는 5년으로 짧지 않지만 금리가 연 4%가량으로 높아 안정성과 적정 수익률을 추구하는 고액자산가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주로 은행이 발행하는 코코본드는 해당 은행에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강제로 주식(보통주)으로 전환되거나 혹은 상각될 수 있는 회사채를 말한다. 대부분 만기가 없고 분기별로 이자가 지급되며, 발행 은행이 부실금융회사로 지정되면 투자 원리금 전액이 상각돼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이처럼 강제로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이 되는 대신 다른 은행채(1%대 중반)보다 더 높은 이자(3~4%대)를 지급해준다. 은행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일반 채권 대비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부산은행이 오는 24일 코코본드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17일 실시한 수요예측에는 기관투자가들의 주문이 몰려 발행 예정액 1500억원어치가 모두 팔렸다. 부산은행 측은 당초 1000억원 정도 주문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주문량은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만기는 없지만 5년 뒤 부산은행이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갖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5년 만기 채권으로 여겨진다. 금리는 연 4.58%로 결정됐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개인투자자 물량으로 120억원가량이 주문된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 센터나 지점에서 고액자산가들에게 판매할 물량을 받아
간 것이다.
지난달 신한은행이 발행한 2000억원어치의 코코본드도 수요예측 당시 약 150억원의 물량이 개인투자자용으로 주문됐다. 이 중 50억원어치를 받아간 삼성증권은 이를 순식간에 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코코본드 5년 콜옵션물 금리는 3.33%, 10년 콜옵션물 금리는 3.81%였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