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개장 후 코스피는 장중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하며 출발해 지난 13일의 2,422.26을 2거래일만에 깼다. /사진=연합뉴스 |
코스피가 올해 들어서만 20% 넘게 오르자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주가는 올랐는데, 실적이 못 따라와 상투를 잡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서다.
고점 투자를 피할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최근 실적 전망치가 크게 낮아진 기업을 피하는 것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실적이 좋다고 해도 최근 전망치가 떨어졌다면 해당 기업에 대한 시장 전망이 예전만 못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SK네트웍스·파라다이스 등 일부 상장사의 2분기 이익 전망치는 최근 크게 줄어들고 있다. 기대했던 실적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도 하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SK네트웍스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10억원으로 한 달 전 470억원 대비 12.7% 낮아졌다.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던 두 달 전(539억원)에 비해선 23%가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도 최근 두 달 간 10% 이상 하락했다.
애초 시장이 SK네트웍스의 2분기 영업이익을 500억원 이상으로 내다봤던 것은 렌탈 사업에 확장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기존의 렌터카 사업과 지난해 11월 인수한 SK매직(옛 동양매직)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 조정과 조직 안정화를 통해 빠른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던 것.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사업 확장을 위한 준비가 예상보다 길어지며 기대했던 변화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며 "신규 사업인 SK매직의 렌탈 계정 증가도 아직 미미해 보여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을 크게 밑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분석을 통해 SK네트웍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140억~180억원 수준에 그쳐 오히려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파라다이스는 두 달 만에 영업이익 전망치가 흑자에서 적자로 둔갑했다. 두 달 전 118억원으로 예상됐던 2분기 영업이익은 한 달 전 44억원으로 급감했고 최근에는 20억원에서 최대 50억원까지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자국민의 한국 여행을 제한하면서 2분기 실적 악화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손실은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는 파라다이스시티를 제외한 다른 영업점 드롭(drop)-홀드(hold)액이 모두 부진하기 때문"이라며 "대중 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파라다이스시티도 단기 실적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다이스의 최근 한 달 주가 하락률은 10.7%다.
호텔신라 역시 사드 악재가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 최근 집계된 2분기 영업이익은 69억원으로 두 달 전 188억원에 비해 63% 낮아졌다. 영풍그룹 계열사인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업체 인터플렉스는 두 달 만에 영업이익 전망치가 8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대폭 하향됐다. 금호타이어의 2분기 영업이익도 이 기간 445
반대로 하이트진로의 2분기 영업이익은 두 달 전 229억원에서 최근 345억원으로 24.9% 증가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같은 기간 90억원에서 129억원으로, 현대미포조선은 337억원에서 443억원으로 각각 43.6%와 31.2%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이용건 증권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