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이 있다. 바로 ‘내 집 마련’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문턱의 높이에 매번 좌절하기 일쑤다.
주변에서 짠돌이라고 비아냥거려도 꿋꿋하게 돈을 모았건만 수중의 돈으로는 집은커녕 방 한 칸 마련하기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정부는 각종 부동산 규제책을 쏟아내고 금융권도 집단대출(중도금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어 내 집 마련만을 위해 달려온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산 넘어 산’이다.
내 집 마련할 때 대출이 필수인 시대다. 까다로워지고 높아지는 대출 장벽을 보다 낮추기 위해서 알아야 할 사항들을 신혼부부인 철수 씨와 영희 씨의 대화를 통해 알아봤다.
◆ 주택담보 대출금리보다 높은 아파트 집단대출 금리…4%대까지 올라
↑ 은행별 집단대출(중도금 대출) 금리 현황[자료제공: 한국주택협회] |
영희 : 그러게요, 높게는 연 4%대까지 올랐다니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지겠어요. 분양이 끝났는데 아직도 금융기관과 중도금 집단대출 협약을 못 맺은 단지도 있다니 계약자들이 당황스럽겠어요. 철수씨 형님도 올 가을에 분양 받은 아파트로 입주하신다던데 문제 없을까요?
철수 : 다행히 형님네가 입주할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 협약이 끝났다고 들었어요. 요즘처럼 금융기관에서 아파트 집단대출을 기피하는 때에 다행이죠. 하지만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이자만 올라 계약자들의 심적고통만 가중될 수 있어 걱정입니다.
영희 : 한국주택협회에서 발표한 걸 들어보면 중도금 집단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사업장 규모가 약 9조원에 달한다고 하네요. 더구나 중소·중견건설업체는 금리수준이 훨씬 높으니 부담이 될 수밖에요. 이렇게 집단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원인이 정부가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원인을 집단대출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죠?
철수 : 맞아요. 지난해 시행한 ‘가계부채대책’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특히 형네처럼 새 아파트 분양 중도금 집단대출이 규제대상이 되고 있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에서도 조건이 까다로워져 계약률 등을 따지는 등 리스크 관ㄹ를 강화 할 수밖에요.
영희 :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겠네요. 예전에는 아파트 계약자들에겐 비교적 순조롭게 집단대출이 가능해서 중도금, 이주비, 잔금 등을 치렀는데 말이죠. 지금은 만약 건설사가 취급은행과의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 계약자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거잖아요.
◆ 집단대출 불가시 더욱 부각되는 개인신용 관리 중요성
철수 : 그렇죠. 중도금을 내야 하는데 시행사가 취급은행을 구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계약자들의 몫이죠. 때문에 사전에 미리 시행사를 통해 ‘중도금대출 확약 여부’를 확인해야 해요. 일반적으로 분양상담을 할 때 이러한 대출관련 내용을 계약자들에게 알려줘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어요.
또한 집단대출 불가능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개인신용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절차도 복잡하고 신용도에 따라서 거절될 수도 있어요. 금리가 달라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만약 중도금을 제 날짜에 마련하지 못하면 연체료까지 내야 해요.
영희 : 신용관리가 정말 중요하네요. 우리도 5년 안 내 집 마련을 해야 하니 신용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겠어요. 철수씨 요즘은 몇 등급이에요? 결혼 전에 우리 서로 교환한 신용보고서에는 4등급이었던 것 같은데...
철수 : 아, 그렇잖아도 최근에 확인해보니 2등급이더라고요. 결혼 전에는 카드연체를 종종했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연체를 전혀 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등의 비금융정보 거래 내역을 신용평가기관에 등록했더니 이런 부분들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나봐요.
영희 : 신용등급 관리만 잘 해도 대출받을 때 한도와 금리 혜택이 많으니 방심해서는 안 되겠어요. 신용관리 잘 하는 것 외, 내 집 마련 준비 시 알아야 할 사항이 있나요?
◆ DTI→DSR로 바뀌는 대출심사, 그 차이는?
철수 : 우리가 대출을 받을 때 금융회사에서는 대출을 해 줘도 되는지 여부를 심사를 하잖아요. 앞으로는 그 심사 방식이 DTI에서 DSR로 바뀌니 DSR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어요.
영희 : DSR이요? 뉴스에서 2019년부터는 모든 유형의 대출에 DSR을 적용한다고 듣긴 했지만 무슨 말인지 생소하고 어려워요.
철수 : DTI(Debt-to-Income Ratio)는 ‘총부채상환비율’로 총소득에서 부채의 연간 원리금(원금+이자)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해요. 그리고 해당 대출건 외 다른 대출은 이자상환 부담만 반영되요. 반면 DSR(Debt Service Ratio)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로 모든 대출의 원리금(원금+이자) 상환부담을 반영하기 때문에 차주의 상환능력을 측정하는 면에서는 DTI보다 DSR이 깐깐한 셈이죠.
영희 : 아, 그렇게 되면 DTI냐 DSR이냐에 따라 갚아나가야하는 수치가 달라지겠네요?
철수 : 그렇죠. 좀 더 자세히 예를 들어볼게요. 연봉 4000만원을 받는 A씨가 주택을 3억원에 매수할 때 1억원은 자산으로, 2억원은 주택담보대출(대출금리 3%/20년 상환계획)을 받았어요. 그리고 A씨는 기존에 마이너스통장 1억원을 4%대에 이용하고 있었고요. 이 경우의 위의 산정방식에 따라 DTI는 43%, DSR은 56%가 적용돼요.
영희 : DSR을 적용했을 때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네요. 똑같은 대출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방식으로 상환하느냐에 따라서 DTI와 DSR이 달라지니 대출상환계획을 세우는 것도 전략이 필요할 것 같아요.
철수 : 뿐만 아니라 본격적으로 DSR이 적용되면 대출이 더 까다로워져요. DSR개념 자체가 대출 신청자가 전 금융회사에 보유하고 있는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에 대한 지표이기 때문에 DTI를 적용할 때보다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 있어요.
영희 : 그럼,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할까요?
철수 : 많은 분들이 사용하는 마이너스통장 발급을 받을 때도 계획을 잘 세워야 해요. 왜냐하면 사용하지 않아도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만큼 이미 대출받은 것으로 간주돼 대출한도가 감소하거든요. 또한 주택구입 등 큰돈을 대출 받아야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기존의 대출규모를 줄이려는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해요. 물론 절대 연
영희 : 네. 우리도 지금부터 더 아껴서 대출 규모를 줄여 DSR규제에 대비해 불이익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어요.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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