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13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 KDB캐피탈 새마을금고 교원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컨소시엄을 이뤄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 메이란 국제공항 확장 프로젝트에 총 1500억원을 투자한다. 컨소시엄은 산업은행이 운용을 맡은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1000억원을 직접 투자하고 여기에 산업은행 광저우 지점이 500억원을 대출 형태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기대수익률은 연 7% 안팎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커우 메이란 국제공항은 중국 내 대표 휴양지인 하이난성 성도인 하이커우 동남쪽 25㎞에 위치해 있다. 1999년 5월 개항해 2015년 기준 83개 도시 168개 정기 항공노선을 취항 중이다. 이 중 국내선 노선이 157개에 달할 정도로 편중돼 있어 공항 확장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하이커우 메이란 국제공항 대주주인 중국 하이난(HNA)그룹은 자체 유상증자 대금을 비롯해 중앙정부·하이난성 정부 보조금, 중국개발은행 투자 자금과 국내 기관투자가 자금 등을 더해 총사업비 162억위안(약 2조9000억원)을 들여 확장 공사에 나섰다. 확장된 신공항은 2019년 10월 준공 완료 예정으로 연면적 29만6000㎡에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이뤄진 신터미널 청사와 활주로 1개 등을 갖출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현대판 실크로드를 건설해 안정적인 자원 운송로를 확보하는 한편 인프라 확충 과정에서 경제성장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일대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앙아시아를 통해 유럽까지 잇는 육상 실크로드(일대)와 하이난성 등 중국 남부 지역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를 잇는 해상 실크로드(일로)를 모두 포괄한 정책이다. 하이난성은 이러한 일대일로라는 전략적 기회를 맞아 국제 관광 섬으로 개방 수준을 높이는 한편 하이커우, 싼야 등 주요 도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국내 자본의 첫 중국 일대일로 사업 투자 건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특히 수익성이 좋고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이커우 메이란 국제공항 확장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하이난그룹은 이번 프로젝트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해 다른 투자자들의 손실 위험을 낮추고 있다.
특히 하이난성 정부가 하이난그룹의 실질적인 대주주인 탓에 향후 하이난그룹을 통한 일대일로 관련 프로젝트가 추가로 추진될 경우 투자자로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이점까지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최근 사드 사태로 인해 한중 관계가 경색돼 있는 상황에서 민간 자본을 통한 양국 교류가 사드 사태의 돌파구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