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실적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해 1조5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순이익(8409억원)보다 25% 증가한 수치로 연초 회사가 제시했던 순이익 전망치(9300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지난해 매각한 서울 을지로 사옥 이익 2000억원이 반영된 수치긴 하지만 시장에서는 최근 손보업계 실적 개선세를 감안하면 시장 예상치 이상의 성적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1~5월 누적으로 708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5개월 만에 이미 시장이 전망한 올 한 해 이익예상액 70% 가까이를 벌어들였다. 손보 '빅3' 중 하나인 동부화재는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5323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동부화재 역시 지난 5월 현재 이미 올해 순이익 전망치의 57%를 벌어들였다. A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동부화재가 순이익 급증으로 인해 하반기 경영 목표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등 대다수 손보사도 5월 말 현재 누적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0~50%가량 급증했다. 손보사 실적이 이처럼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은 자동차보험 사업 덕분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지난해 1~5월 100%에서 올해 같은 기간 95%로 하락했다. 100원을 팔아 보험금과 사업비 등으로 95원을 비용으로 지출하고 5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가 지난해 말 보험료(개인용 기준)를 2.7% 인하했음에도 올해 손해율이 개선되는 등 전반적으로 차보험 수익성이 안정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중금리가 뚜렷한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올해 생보사 실적도 눈에 띄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자살보험금 지급(1700억원)이라는 1회성 악재가 사라지고 올해 삼성전자 지분(7.9%) 배당금이 늘어나면서 삼성생명의 올해 순이익이 4000억원가량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수익 증가와 변액보험 준비금 감소(판매 당시 최저보증 이율과 현 금리 간 차액
지난해 900억원의 자살보험금을 지급했던 한화생명도 비슷한 이유로 올해 순이익이 63%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육류담보대출 대손충당금 3176억원을 한꺼번에 반영했던 동양생명도 올해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