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구 생활권 계획 |
생활권계획은 시가 2014년 발표한 기본 도시계획 '2030 서울플랜'의 후속 계획안으로 시 도시계획의 근간이 되는 자료다. 서울 5개 권역과 116개 지역 여건을 반영한 구체적 개발계획이 담겼다. 시는 지난 5월 새로운 생활권계획(안)을 발표하며 자치구 협의 200여회, 전문가 회의 180회 지역주민 워크숍 230여회 등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박원순 서울 시장은 "5년간 대장정 끝에 발표한 생활권계획은 시민 일상생활을 종합적으로 담은 삶의 지도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도시계획 모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각 구청이 작성한 일부 생활권계획은 최근 동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강남구 생활권계획에 따르면 강남구는 SM, JYP,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연예기획사가 다수 몰려 있는 압구정·청담동에 패션·뷰티 관광거점을 조성하고 K-팝 드라마, 한식 등 한류 테마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 청담역과 영동대로를 잇는 K-팝 테마거리를 만든다는 구상도 담겼다. 실제 청담동 JYP 사옥 주위에는 소속 연예인들을 보려는 한류 관광객들이 밤낮으로 몰려 K-팝 성지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JYP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강동구 성내동 지상 10층 건물을 202억여원에 매입하고 이전을 준비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에게 청담동 사옥을 매각하고 전세살이를 했다. 이번에 전세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사옥을 옮기기로 한 것이다. 회사 측은 사옥이전으로 주차문제를 해결하고 분산된 임차 사무실을 사옥빌딩으로 통합해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강남구가 5년간 준비했다는 '생활권계획'이 업계와 소통없이 탁상행정으로 만들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강남구 생활권계획에 들어었던 또다른 기획사 큐브엔터테이먼트도 이미 청담동을 떠나 성동구 성수역 인근에 사옥을 옮겼으나 이 역시 반영되지 않았다.
강남구 관계자는 "JYP가 성동구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몰랐다"며 "JYP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강남구에 남겠지만 구 차원에서 해줄 것이 없다"며 "생활권계획에 제시된 K-팝 콘서트 등은 사옥 위치에 관계없이 가수들을 초청해 진행하면 되므로 생활권계획을 다시 수립할 것 까지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JYP를 유치해 마포구 상암동 DMC에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하려 했던 마포구도 '헛물'을 켜게 됐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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