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04일(09:4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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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부문 실적 악화와 계열 전반의 과중한 재무부담,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 연기 등 연이은 악재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던 이랜드월드가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최근 6000억원 규모의 이랜드리테일 프리IPO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홈리빙 사업부인 모던하우스를 MBK파트너스에 7000억원에 매각하는 등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이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의 종합패션 계열사인 이랜드월드는 패션부문의 영업실적 부진과 그룹 전반의 과도한 차입금 부담 등으로 지난해부터 신용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 패션 유통채널의 중심이 백화점에서 아울렛과 온라인몰 등으로 이동하면서 중국 내 브랜드 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그룹 차원의 인수합병(M&A)과 신규점포 출점 등에 따라 재무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에 지난해 12월 말 한국신용평가는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내렸고 뒤이어 한국기업평가 또한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최근 이랜드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이 잇달아 성과를 내면서 벼랑 끝에 몰렸던 이랜드월드가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이랜드그룹은 향후 2년 내 이랜드리테일을 IPO한다는 조건으로 프리IPO를 성공했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570억원)와 큐캐피탈파트너스(380억원), 동부증권(200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130억원) 등 여섯 곳의 사모투자(PEF) 운용사 및 증권사가 외부 투자자로 참여했고 KB증권의 인수금융(2000억원)과 이랜드리테일의 대주주인 이랜드월드 지분 매각(2000억원)까지 총 6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3000억원은 전환우선상환주(RCPS) 상환에, 2000억원은 이랜드월드에 대한 재투자에 쓰인다. 나머지 1000억원이 이랜드리테일로 유입돼 상장 전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이랜드리테일이 홈&리빙 사업부인 모던하우스를 MBK파트너스에 70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동성에 또 다시 숨통이 트였다.
이처럼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맺자 신용평가사들은 잇달아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지난달 29일에는 한국신용평가가 이랜드월드에 대한 정기평가를 실시한 뒤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등급하향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한 NICE신용평가는 모던하우스 및 티니위니 등 사업부문과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적 자구노력으로 이랜드월드 연결기준으로 1조5000억원 이상의 차입금 감축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로 유지했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이랜드리테일 프리IPO가 성사되면서 RCPS 우발채무 3000억원에 대한 부담을 해소했고 이랜드파크와 엘칸토 지분 매각을 통해 약 800억원 상당의 유동성을 확보했다"라며 "이랜드리테일의 모던하우스 양도를 통해 3분기 내로 매각대금 7130억원이 유입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이랜드월드는 2500억원의 재무적 지원한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중국법인 등 그룹 패션부문의 실적과 이랜드파크에 대한 잠재적인 지원 부담, 그리고 이랜드리테일 IPO를 포함한 자구계획 이행에 달렸다. 지난 3월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순차입금은 3조1505억원에 달하는데다 부채비율 264.3%, 차입금 의존도 47.6% 등 재무부담이 과도한 편이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사들은 수익성이 저조한 중국 패션부문의 실적과 계열사에 대한 지원 가능성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랜드리테일의 IPO 성과가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와 신용도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장시기와 상장가치, 상장방식 등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크게 차별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