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외환위기가 시작된지 20년이 지났지만 당시 외환위기를 겪었던 아시아 각국들에 비해 한국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90년대 후반 아시아를 강타했던 외환위기는 지난 1997년 7월 2일 태국 정부가 고정환율제(페그제)를 포기하고 변동환율 택하면서 시작됐다. 바트화는 일주일새 60%이상 폭락하면서 뱅크런(예금인출) 사태로 이어졌고 태국 위기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거쳐 한국까지 전염됐다.
당시 770선에서 움직이던 코스피는 국제통화기구(IMF)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200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7년 7월 현재 2400을 넘보고 있는 상태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코스피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4일 증권정보사이트인 데이터스트림에 따르면 MSCI코리아지수의 '장기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9.2배이지만 현재 9.5배에 거래되고 있다. 즉, 지난 3일 기준 MSCI코리아지수는 과거 대비 약 2.4%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장기 평균 PER이란 MSCI코리아지수의 지수 산정 기준일인 1994년 5월 31일 이후 현재까지 지수 PER을 평균한 수치로 장기적으로 지수가 얼마나 고평가 혹은 저평가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20년전 아시아 외환위기의 진앙지였던 태국(MSCI지수 기준)은 현재 PER 14.2배에 거래되고 있어 장기 평균(11.2배) 대비 26.9%나 고평가된 상태다. 인도네시아도 장기 평균 PER은 11.4배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현재 지수 수준이 16.3배로 42.7%나 고평가 돼있다. 현재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 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이 13.1배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만 유독 한자리수 PER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21.0%), 필리핀(20.8%) 등도 과거 평균대비 두자리수 웃돈을 받고 거래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막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난 수준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한국 지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가장 큰 원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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