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도 포스코건설 본사 전경. [매경DB] |
23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으로 구성된 포스코건설의 대주단은 이날 인천광역시 내 '송도 패키지4'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금 3600억원에 대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했다.
해당 대출금은 게일과 포스코건설이 7대3의 비율로 합작설립한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일으킨 것이다. 이 합작사는 송도 개발 초기단계부터 참여해 왔다. 기한이익상실이란 금융회사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이다. 합작관계인 양사가 극한의 갈등을 빚으면서 수년째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이에 따라 대출금에 대한 이자가 원금을 위협할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 대주단 측 설명이다.
포스코건설은 기한이익상실이 선언되자 대출금 3600억원에 대해 대위변제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즉각 밝혔다. 그러나 게일 측 한국대리인은 "포스코건설이 게일을 사업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도를 낸 것이다.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양사의 갈등은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불거진 양사의 갈등으로 송도 핵심지역 개발은 꽉 막혀 있다. 이번에 기한이익상실이 선언된 패키지4의 사업은 송도 내 아파트 건설로, 일단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면 어느 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양사의 갈등으로 사업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면서 수년째 이자만 불어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작년 말 게일과 1조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에 대한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 등을 하기로 합의하면서 송도국제업무단지 사업 정상화를 기대했으나 게일 측이 돌연 합의안을 파기한 후 협의조차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일 측은 "패키지4에 대해 아직까지 4개월치 이자유보가 남아 있다. 대주단이 거부할 경우 새로운 대주를 구성해 해결하는 안을 제안했으나 포스코건설이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 측은 "직접 그런 제안을 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같은 사안을 놓고 양측이 완전히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에 기한이익상실이 선언된 패키지4 외에도 두 회사의 갈등 때문에 막혀 있는 사업은 한두 개가 아니다. 2600억원을 투입해 지은 콘서트홀 '아트센터 인천'은 다 지어놓고도 준공 절차도 밟지 못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의 원성이 높다. 게일과 포스코건설이 7대3으로 지분을 나눠 갖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을 갖고 있는 게일이 준공서류에 도장을 찍어야만 준공서류를 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잭 니클라우스 골프빌리지 조성사업도 같은 이유로 6년째 표류 중이다.
포스코건설의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부채도 문제다. 작년 브라질 발전소 문제로 막대한 피해를 입어 올해 소위 '돈 안되는 사업'은 거의 정리하고, '수익 온리(only)' 전략을 강조한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