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가졌다. <사진제공=국토부> |
강호인 국토교통부 전 장관이 22일 세종청사 대강당에서 개최한 이임식에서 따뜻한 '애처가' 면모를 드러냈다. 강 전 장관은 "마지막으로 양해를 구해 감사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서 이임식 내내 지근 거리에 있던 아내를 언급했다. 그는 "외롭고 힘들 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고...30년을 공직 외에 한눈 팔거나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정도를 걸을 수 있게 해 주었다"고 밝혔다.
그는 경남 함양 출신으로 행시 24회로 합격해 기획재정부에서 차관보까지 역임했다가 용퇴했다. 이 후 조달청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감했다가 지난 2015년 11월 국토교통부 3대 장관으로 취임했다. 2년 8개월간 야인생활을 거쳐 본인이 주로 몸담았던 기재부가 아니라 국토부 장관으로 온 것이다. 이 때문에 후임 장관도 국토교통위원회 출신이 아니라 기획재정위원회 출신 국회의원 김현미 장관이 오게 됐다는 후문도 있다.
강 전 장관은 이임식에서 1년 반 동안 국토부 수장을 맡으면서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등 해외 건설 수주 활동은 물론 지난 연말 탄핵 사태로 말미암은 국정공백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책무를 이어갔다는 소회를 밝혔다. 국토부 직원들도 '천상 공무원'인 강 전 장관의 업무 스타일에 따르면서 다른 부서 출신 장관에 대한 경계를 풀고 부처 혁신을 도모했다.
그는 "건설과 토목 등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과 집행을 담당하는 부처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미래를 기획하고 새로운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스마트하고도 소프트한 부처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자율주행차나 드론을 포함한 국토교통 7대 신산업이 시장을 선도하게 됐고 스마트시티는 수출까지 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특히 강 전 장관이 이끌었던 국토부가 지난해 정부업무평가에서 우수 부처로 선정돼 포상금을 어떻게 나누어 쓸까 즐거운 고민을 하기도 했다.
또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일로 국토부 김영태 과장이 이달초 OECD 국제교통포럼(ITF) 사무총장에 당선된 일을 꼽으면서 해외에서도 전문성과 역량을 인정해준다는 증거로 거론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직원들이 국제기구 진출은 물론 해외 전문가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해 장차 세계 속의 국토교통부, 다른 국가들이 벤치마킹하고 싶어하는 국토교통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반면 그는 "떠나는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며 올해 초 유성용 수자원정책국장이 과로로 쓰러진 일을 언급하며 쾌유를 빌었다.
직원들에게 그는 "변화의 객체가 아니라 혁신의 주체로서 국민들이 환호하는 존재가 되리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이한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