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부동산 카페와 SNS상에는 이러한 투자 관련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일명 갭(gap)투자인데, 여러 채의 집을 사 돈을 벌었다는 무용담들이 올라오는가 하면 추종자들의 투자요령 문의도 넘쳐난다.
이 투자방식은 전세를 끼고 적은 돈으로 아파트를 매입해 이를 다시 되팔아 시세차익을 내거나 전셋값을 올려 수익을 남긴다.
예를 들어 전셋값이 4억원인 4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5000만원만 투자해 매입한 후 시세가 오르면 팔아 이득을 취하는 식이다.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주춤하던 집 값이 최근 전셋값과 시세 동반상승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세 제도가 있는 우리나라에서만 가능한 변종 투자기법이라 할 수 있다.
갭투자의 기본전제는 앞으로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희망'에서 출발한다. 2년 만에 전세금을 올려 투자 원금을 줄이거나 인상한 전세금으로 2차 투자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인 투자 패턴이다. 전세금 상승은 집값을 밀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갭투자가 주로 일어나는 곳은 집값은 저렴하면서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이 대상이다.
서울 지역을 예로 들면 전세가율 80%를 웃돌고 집값이 저렴한 성북구와 동대문구, 중랑구, 관악구, 구로구 등이 타깃이 되는 셈이다.
갭 투자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전세가율이 높은 비강남권 주택을 찾느라 혈안이다. 하지만 전세가율 높은 주택이 모두 갭 투자에 적합한 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세가율이 높아도 매매 수요가 거의 없는 아파트도 많은 이유다.
주택시장 하향과 시장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 갭투자에는 빨간불이 켜진다. 올 하반기에는 수도권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질 예정이어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조만간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나오고,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인 점을 감안하면 각별히 주의해야 할 투자 중 하나로 꼽힌다. 향후 부동산 규제 등으로 시장이 얼어 붙으면 구입한 주택이 '깡통주택'으로 전락, 집을 팔아도 세입자의 전세금도 돌려주지 못하거나 집 매매를 위한 대출금을 갚지 못할 수도 있다. 갭투자 시 취등록세와 공인중개사 수수료, 법무사비 등 각종 비용도 만만찮고, 여러 채를 보유할 경우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갭투자는 주택 시세와 전셋가가 계속 오른다는 맹신속에 이뤄지는 일종의 투기행위"라며 "요즘처럼 부동산 규제를 앞두고 본격적
이어 "여유자금이 풍부한 자산가가 입지 등 미래 투자가치가 높아 전세금이 오를 만한 곳에 투자하면 2~3년 뒤에는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여유자금이 없는 서민이나 청년층이 갭 투자를 하는 건 정말 무모하다"고 우려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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