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롯데쇼핑 ◆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향후 사업부문 합병에 따른 롯데지주의 롯데쇼핑 추정 지분율은 18.7%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율은 상장사 기준으로 20%이기 때문에 롯데지주가 롯데쇼핑 지분을 2.3%포인트 더 사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현 수준 현금성 자산으론 지주사 전환이 부담되기 때문에 계열사 지분과 롯데지주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으면 주가 상승 여력이 높은 롯데지주와 맞교환할 기회를 노릴 수 있어 최근 투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 주가는 최근 연일 52주 신고가 행진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그동안 알짜 사업부 중 하나였던 시네마사업부를 '롯데시네마'로 분할하기로 결정한 것도 주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출자금액은 자본금 5억원, 준비금출자 1753억원, 현물출자 3516억원을 포함한 5274억원 규모다. 작년 기준 국내 영화 시장 점유율 30%에 달하는 롯데시네마가 별도 상장할 경우 이 법인 지분 100%를 보유한 롯데쇼핑 가치는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존 영화 부문 상장사인 CJ CGV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하면 롯데시네마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상장을 추진할 롯데시네마의 시가총액은 CJ CGV의 내년 기준 PER(25배)를 감안하면 1조원은 거뜬할 것"이라며 "이 같은 상장 기대감은 사드 악재를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제 '기초체력'인 실적만 돌아서면 주가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1분기에 매출 7조4920억원, 영업이익 2074억원을 거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4%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0.4% 줄었다. 매출 기준으로 가장 큰 사업부인 할인점(롯데마트) 실적 악화 때문이다. 1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5.3% 감소한 데다 영업손실이 200억원에 달했다. 작년 1분기 20억원 흑자에서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2분기엔 상황이 반전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동안 추진해온 매장 재구성과 리뉴얼, 자체 브랜드(PB) 상품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마트는 작년에만 40% 이상의 매장 리뉴얼을 단행했다. 또 현재 26% 수준인 PB제품의 매출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 300억원 적자를 냈던 롯데마트는 올해 2분기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마트 5월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동안 롯데쇼핑 주가 발목을 잡았던 롯데마트가 2분기 흑자로 돌아설 경우 쇼핑의 기업 가치는 급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를 포함한 롯데쇼핑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1904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이다. 이는 작년 2분기보다 11.3% 증가한 수치다.
최근 지주사 전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4배에 불과하다. 주가가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데다 이마트(0.83), GS리테일(2.07)과 같은 동종 업계 종목보다도 저평가돼 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