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30일(09:3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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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글로벌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라살자산운용과 손잡고 영국을 포함한 유럽 부동산에 총 2000억원 규모로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해 5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주춤했던 영국 부동산 투자를 재개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라살자산운용은 최근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 10여곳을 대상으로 유럽 부동산에 대출채권 형태로 투자하는 사모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라살자산운용이 결성하는 전체 펀드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이 가운데 약 2000억원을 국내 기관투자가로부터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펀드 결성은 다음달부터 오는 10월까지 두세 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이번 펀드의 투자 대상은 유럽 전역에 위치한 부동산이다. 투자는 이들 부동산 담보로 발행된 대출채권(메자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펀드는 유럽에서도 영국 부동산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브렉시트 이후 부동산 담보 대출채권을 공급해온 은행권이 위축된 상황이어서 오히려 우량한 투자 기회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연간 목표수익률은 9~11% 선이다.
영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브렉시트 이후 큰 위기감에 휩싸였다. 런던에 위치한 많은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독일이나 프랑스 등 인근 국가로 이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후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영국 부동산 투자를 사실상 전면 보류해왔다. 하지만 언어나 노동법 등 여건상 이전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일각에선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라살자산운용 관계자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무조건 안 좋게만 볼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분(에쿼티) 투자와 달리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대출채권(론) 투자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유럽 부동산 담보 대출채권을 찾는 투자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시장 수급을 고려하면 유망하다는 설명이다.
라살자산운용은 세계 최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중 하나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운용자산 규모는 약 65조5000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가치증대형(밸류애드) 전략을 활용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라살 인컴앤그로쓰Ⅶ' 펀드를 결성해 국내 연기금인 사학연금공단과 일본 기관투자가로부터 총 670억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