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은행 출범 한 달 ◆
1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가입자 수 25만명(4월 28일 기준)을 돌파했다. 이미 가입자 수 100만명을 넘어선 주요 시중은행 모바일 뱅킹 서비스와 비교하면 아직 적은 수준이지만 증가 속도는 훨씬 빠르다. 한 달간 계좌 개설 건수가 지난해 전체 은행권 비대면(모바일·온라인) 계좌 개설 건수(15만5000건)를 크게 넘어섰다. 예·적금 규모는 3000억원, 대출 금액은 2000억원으로 출범 당시 올해 연간 목표로 잡았던 예·적금 5000억원, 여신 4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달성한 상태다.
케이뱅크의 가장 큰 무기는 24시간 접근이 가능한 편의성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24시간 365일 어느 곳에서나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짧은 점심시간 외에는 평일 업무시간 내 은행 창구 방문이 사실상 불가능한 직장인 등 30·40대 이용자를 빠른 속도로 끌어들이고 있는 비결이다. 실제로 케이뱅크가 발표한 가입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 가입자 연령은 30대가 전체 가입자의 39%로 가장 많았고 40대(31%), 20대(17%)가 그 뒤를 이었다. 또 다른 장점은 금리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어 기존 금융권보다 높은 예·적금 금리, 낮은 대출 금리를 제공한다. 현금 입출금은 GS25 편의점 단말기를 이용하면 되는데, 금융거래 수수료도 없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대출 상품이 성공적으로 팔려나가면서 케이뱅크는 예금 유치를 통한 대출 여력 확대에 올인한 상태다. 연 2%대 금리를 제공하는 '코드K 정기예금'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 회차당 200억원 판매 한도로 4회차까지 판매했는데 모두 완판됐다. 대출 상품 중에서는 '직장인K 신용대출'이 대표적인데 최저 연 2.68% 금리에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우대금리는 최고 0.60%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다. 상환 방식도 원리금 균등, 만기 일시, 마이너스통장 등 선택이 가능하다. 시중은행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가 3% 중반인 것과 비교하면 1%포인트 이상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 대표적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으로는 '슬림케이 중금리 대출'(최저 연 4.14% 이상)을 내놨다.
케이뱅크가 자랑하는 수신·여신 금리도 소비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시각이 있다. 매일경제가 소셜 빅데이터 분석업체 '리비(LeeVi)'에 의뢰해 2만여 건의 인터넷 기사 댓글, SNS, 카페, 블로그 등을 조사한 결과 출범 후 케이뱅크에 대한 부정적 언급이 6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언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예·적금과 대출 금리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서울 성수동에 사는 직장인 하태욱 씨(33)는 "정기예금 이자 수준을 최소 3%대로 기대했는데 2.0%는 저축은행보다 못한 수준"이라며 "굳이 정기예금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일산에 사는 자영업자 최은영 씨(29)도 "신용대출 금리가 낮다고 해서 금리 조회를 해보니 4% 중반대가 나왔다"며 "대기업 임원이나 고위공무원 말고는 최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케이뱅크 이용자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고객 불만도 가중되고 있다. 특히 가입자 수에 비해 상담원 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존 80~100여 명이던 상담원을 2배로 늘렸지만 대기시간은 더욱 길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직장인이 몰리는 야간~새벽 시간대에 심각하다.
케이뱅크는 지점 없이 편의점을 통해 24시간 입출금이 가능하지만 아직 불편한 점이 많다. 전국에 있는 1만여 곳의 GS25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활용하면 수수료 없이 언제나 입출금이 가능하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입금이 가능한 ATM은 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케이뱅크나 GS리테일 홈페이지에 GS25 점포 ATM 설치 여부가 조회되지 않아 어느 점포에 입금 가능한 ATM이 설치돼 있는지 알 수 없는 점도 문제다.
모든 금융거래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사고 우려도 여전하다. 계좌 개설이 쉬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