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시장 관심은 항상 과했다. 최근 세계 경제는 미국의 확장재정 없이도 인플레이션을 보이고 있다. 거시경제지표가 상승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기회복이 진행 중이고 투자자들도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 이미 지난 1분기에 중국 내수 지표가 이 같은 의견을 뒷받침한다. 물론 우리는 중국이 긴축정책을 써서 성장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세계 경제 전망은 밝다. 최근 중국과 미국의 교역이 동시에 살아나고 있는 것은 올해 남은 기간에 세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크다.
유로지역은 어떤가. 유로존에서도 거시경제 모멘텀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선행지표를 보면 경기회복이 나타나고 있음을 점칠 수 있다. 민간소비가 살아나면서 투자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유가 하락 분위기도 사라지면서 경기도 지속적으로 회복될 것임을 점치게 한다. 임금 상승이 완만하게 이뤄진 덕분에 근원 인플레이션(소비자물가지수에서 유가 등을 제외한 수치)은 지금까지 1% 아래를 유지해왔다. 유로존의 노동시장이 굉장히 좋아졌음에도 임금 인상은 따라오지 못했다. 하지만 기업 재무제표가 개선되고 투자심리도 살아나면서 임금 상승 압력은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유로지역의 경기회복이 전망되면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점차 비정상적인 정책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독일 국채(분트) 수익률을 높여 정상가격에 가까워지도록 조정해갈 것이다.
유로존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붙으면 ECB는 오는 9월쯤 자산매입 규모를 더 줄일 것이고, 내년 초 본격적인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시작될텐데 그럼 그동안 금리는 어떻게 움직일까. 미국의 예를 보자. 2013년 5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 가능성을 언급하자 시장은 매우 놀란 바 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개월 동안 140bp나 뛰는 등 시장이 발작(탠트럼)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면서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 차가 급격히 벌어졌다. 투자자들이 채권을 과도하게 팔아치웠다고 생각하면서 독일 채권금리도 같이 뛰었다. 하지만 글로벌 디플레이션 상황이 2014년 하반기 다시 시작되면서 중국의 생산자물가는 떨어지고 유가는 급락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ECB가 극단적인 완화책에서 돌아선다고 해도 연준의 2013~2014년과는 다른 의미일 가능성이 높다. 드라기 총재는 시장의 발작을 피하면서 양적완화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다.
[콘스탄티노스 베네티스 TS롬바르드 이코노미스트][ⓒ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