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증시에 이미 상장된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들이 국내 증시에도 속속 도입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한국투자운용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ETF를 국내 증시에 상장한데 이어 KB자산운용도 이미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미국 장기국채선물 ETF 4종을 이달중 국내 증시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이 곧 국내 증시에 상장시킬 예정인 ETF는 총 4개 종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된 가운데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할 경우 수익을 낼 수 있는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 ETF를 비롯해 미국채선물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ETF 등이다. 미국의 이자율 변동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국내에선 처음으로 도입되는 상품이지만, 이미 미국에는 동일한 구조로 상장돼 있는 ETF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에는 만기 20년 이상의 미국 국채 가격을 반대로 추종하는 'TBF US'와 해당 지수 수익률의 마이너스2배를 추종하는 'TBT US' 등이 있다.
앞서 지난달 한국투자운용이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러시아 ETF(KINDEX 러시아MSCI ETF) 역시 이미 미국에서 투자 거래가 가능한 ETF(ERUS US Equity)가 있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도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할 수 있는 만큼, 똑같은 구조의 ETF를 국내에 상장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투자자 문의가 잇달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 대상이 동일한 역외 ETF가 있더라도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ETF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국내에 상장된 해외지수 ETF의 경우 원화로 거래가 된다는 점에서 환 리스크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역외 ETF 대비 투자 접근이 용이해서다. 특히 세금 부담이 큰 거액자산가들은 미국이나 홍콩 등 해외에 상장된 ETF에 투자하는 것이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라면 오히려 과세 폭탄을 맞을 수 있어 국내 상품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배호진 삼성증권 해외주식팀 주임은 "해외에 상장된 ETF의 경우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 변동 리스크를 고려해야 함은 물론 추가적으로 환전비용이 부가된다"면서 "또한 미국 주식시장이 움직이는 밤 시간대에 거래가 이뤄지다보니 국내 투자자 입장에선 국내 상장ETF가 더 거래하기 편할 것"
김현빈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무엇보다 역외ETF의 경우 양도소득세 22%를 분리과세하기 때문에 거액자산가 입장에선 유리한 상품이지만, 일반 투자자라면 굳이 분리과세 혜택이 필요없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 상장 ETF가 더 유리하다"고 전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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