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국내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이 667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회사별로 들여다보면 일부 상위권 회사만 돈을 잘 벌었을 뿐, 적자를 기록한 자산운용사도 수두룩했다. 특히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는 절반 이상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국내 자산운용사 165곳의 순이익은 6674억원으로 전년 대비 34.7% 늘어났다고 8일 밝혔다. 운용자산이 늘면서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취득에 따른 지분법 이익(1182억원) 등 영업외이익도 증가했다.
작년 사모펀드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을 포함한 신설 운용사가 전년 대비 72개(77%)나 늘었다. 작년 말 기준 자산운용사의 운용 자산은 총 907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 증가했는데, 특히 사모펀드 수탁고가 250조원으로 공모펀드(220조원) 규모를 사상 최초로 뛰어넘었다.
류국현 금감원 자산운용국장은 "저금리로 인해 사모펀드와 투자일임계약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자산운용사의 실적이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며 "다만 신규 운용사가 늘어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적자 회사도 증가하는 점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에 165개사 중 흑자를 기록한 회사는 108개사(65.5%)로 전년도(78.5%) 대비 흑자회사 비율이 13%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의 경우 총 91개사 중 48개사(52.7%)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자산운용사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류국현 국장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대내외적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며 "올해 신설 자산운용사를 포함해 수익 기반이 취약한 회사에 대한 상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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