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내에 흉물스럽게 방치된 빈집이 주차장이나 공부방, 주말농장 등 주민 공용시설로 바뀌게 된다. 통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주민등록번호처럼 주택에도 고유 식별번호가 부여되고 행복주택,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등 정책성 임대주택은 수요자 맞춤형으로 다변화된다.
국토교통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7년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도심 속 빈집은 오랜 기간 방치되면서 경관을 해치고 청소년 탈선 등 여러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통계도 없다. 이에 정부는 상반기 중 빈집 관리 표준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태조사 계획 및 조사지침을 마무리한다. 관련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빈집 관리 시스템 구축방안' 연구용역이 진행중이다. 정부는 또 내년 2월 시행 예정인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의 하위법령을 제정하면서 빈집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정비사업의 근거를 만든다. 하반기에는 빈집을 사회적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수선한 후 저렴한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사업모델도 개발한다.
주택 관련 통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는 주택 각 가구별 고유번호(가칭 주택등록번호)가 부여된다. 이 번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감정원, 통계청 등 통계작성기관에 공유되며 인허가, 분양, 준공, 멸실 등 생애주기별 통계의 연계에 활용된다. 상이한 집계 기준을 일원화함으로써 보다 유의미한 통계를 만들자는 취지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 같은 고유번호는 그 자체로 개별대상을 식별하는 열쇠 역할을 하고 세부정보까지 담고 있어 관련 통계의 생산 및 관리가 훨씬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정부는 연구용역·시스템 개선 등을 올해 중 추진하고 내년에 공동주택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주택 관련 통계의 질도 높인다. 주택 수 통계는 작성주기를 5년에서 매년으로 줄여 급변하는 시장상황을 반영케 하며 주거취약계층 주거실태 파악에 활용되는 표본은 현행 2만가구에서 6만가구로 늘린다. 미분양 통계 정확성 제고를 위해 올해 1월 시행된 분양계약 실거래 신고제를 활용한 자동집계 시스템도 추진한다. 또 오피스텔, 기숙사, 고시원 등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사실상 주택의 역할을 하는 건축물 통계를 위해 통계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연내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월 임대료 부담이 큰 가구에 대한 공공임대주택 우선배정도 확대된다.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율(RIR) 30% 이상이거나 최소주거기준 미달인 가구는 현재 매임임대주택 입주시 우선공급 또는 1순위 공급의 혜택을 받는데 앞으로는 이 혜택이 전세임대주택으로까지 확대된다.
정부는 올해 행복주택 4만8000가구 사업승인을 통해 2014년부터 올해까지 목표인 15만가구 사업승인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물량 확대 외에 공급유형도 다각화한다. 가장 먼저 재건축·재개발 매입방식을 통해 서울 강남3구, 전철역 인근 등 도심내 입지가 우수한 곳에 연내 3000가구의 행복주택을 제공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싼 지역 여건을 고려해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이라는 기존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지 않고 유연하게 산정한다. 대학교 부지 내에 짓는 대학협력형 행복주택도 연내 국립대학 한두곳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행복주택과 함께 현 정부를 대표하는 임대주택 정책인 뉴스테이도 다양해진다.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도심형, 토지지원형, 한옥형, 협동조합형 등으로 다변화하고 신혼부부, 근로자, 고령자 등 주거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주거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 화성동탄2는 신혼부부 특화형, 대구국가간단은 근로자 특화형으로 입주자 모집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또 뉴스테이 투자수익을 일반 국민과 나누고 주택도시기금 부담도 줄이려는 취지에서 허브리츠 주식 대국민 공모방안을 올해 9월께 마련한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해 7월 뉴스테이 허브리츠의 공모채권 1000억원어치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이 성공을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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