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 신탁 수탁액 규모가 2013년 말 245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현재 348조1000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3년 만에 102조7000억원(41.8%)이 급증한 수치다. 전체 신탁시장에서 은행 신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말 47.9%였던 것이 지난해 9월 말 현재 49.1%로 확대됐다. 신탁시장 절반을 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신탁은 '종합선물세트'처럼 자유롭게 상품을 만들고 수수료를 산정할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서 블루오션과 같다"며 "오는 10월 신탁업법 제정을 통해 신탁업 파이를 키워주고 고객에게는 신탁 서비스의 다양성과 질을 높여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면 신탁상품에 더 많은 돈이 몰려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당국은 신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본시장법에 포함돼 온 신탁업을 떼어내 별도의 신탁법을 만들 예정인데 10월 금융당국이 국회에 제출할 신탁업법 제정안이 통과되면 더 많은 세제 혜택 등이 신탁상품에 주어질 전망이다. 자본시장법에 묶였던 신탁사업이 금융권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는 셈이다.
신탁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신탁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원금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한 특정 금전신탁인 지수연계신탁(ELT) 상품을 단독 출시했다. 이 상품은 지수연계증권(ELS) 투자 기간을 두 단계로 나눠 1단계(통상 3년)에 원금 손실 조건에 도달하면 투자 기간을 2단계(2년) 추가 확대한다. 총 두 번의 조기상환 기회를 부여해 기존 상품보다 안정성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말 국내 최초의 위안화 신탁상품을 내놓은 우리은행은 조만간 외화 ELT도 출시한다. 우리은행은 "도널드 트럼프 시대를 맞아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외화 신탁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며 "앞으로 외화 ELT와 외화 채권 등 다양한 신탁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월 미국 달러화에 투자하는 특정 금전신탁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신상품 3종을 출시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 시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 2종과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 시 수익을 내는 상품 1종이다. 상품 3종을 적절히 활용하면 환율
신한은행은 고객 맞춤형 신탁상품으로 '맞춤형 신탁'을 내놨다. 고객의 목표수익률에 따라 안정형·수익추구형·절대추구형으로 세분화해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여러 종류의 투자자산을 하나의 계좌에서 관리할 수 있게 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