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매일경제신문이 기술특례 상장기업 37곳의 영업이익과 주가 수준을 분석한 결과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2015년) 대비 흑자전환했거나 이익이 개선된 곳은 5곳(1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특례 상장은 수익성은 크지 않으나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 기준을 완화해 주는 제도로 2005년 도입됐다. 이후 37곳이 상장했다. 올해는 무려 30여 곳이 기술특례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테슬라 요건의 모태가 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010년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지난달 27일 주가가 246.23달러로 공모가(17달러) 대비 14.5배나 상승했다. 국내에선 테슬라만큼 주가가 오른 특례 기업은 없다. 2005년 12월 상장한 바이로메드가 공모가 대비 6.3배 오른 게 최고치다.
37개 종목 중 20곳은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상장한 10개사는 큐리언트 1개사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공모가를 하회해 싸늘한 시장 분위기를 반영했다. 이들 10곳의 공모가 대비 지난달 28일까지 주가 등락률은 평균 -25.9%다. 이는 제약·바이오 업종이 대다수인 기술성장기업 특성상 영업손실이 장기화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37곳 중 잠정 실적을 공시한 기술성장주 27개사에서 20개사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아직 잠정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10개사 중 7개사가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중 5개 기업은 상장 이후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술성장기업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도 상장폐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인트론바이오(326.20%) 펩트론(138.10%) 에이티젠(90.90%) 등과 같이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도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실현한 기업이 전체의 30%에 불과하다 보니 증권사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37곳 중 27곳(72%)은 지난 1년간 리서치센터에서 단 한 건의 매수 추천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거래소는 기술평가 기간을 6주에서 4주로 단축하는 등 특례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홍순욱 거래소 코스닥상장유치부장은 "기술특례 상장의 기본 이념은 당장의 실적보다는 장기적 관점을 갖고 성장성에 투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코스닥 제약 업체 대표는 "상장심사위원회와 기술평가 기관이 그때그때 풀(Pool) 방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심사의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술성장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다 보니 정작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기업은 특례라는 꼬리표를 달지 않으려 하고 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대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선택했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