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지개켜는 수출 / 원·달러 환율 어디로 ◆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이 같은 충격과 전망이 고스란히 반영되며 원화값이 큰 폭으로 상승(달러 하락)해 시장에 팽배해 있는 불안심리를 반영했다. 지난 1월 초만 해도 달러당 1210원까지 떨어졌던 원화값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50원 넘게 급등하며 1150원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달러 약세에 방점을 찍은 트럼프의 정책기조가 지속되면 원화값 수준과 변동성이 모두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수출전선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시장 전문가들은 원화값 수준이 단기간에 달러당 113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위원은 "트럼프의 최근까지 행보로 보면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확대→인플레이션 압박 상승→금리 인상→달러 강세로 이어지는 정책보다는 보호무역주의와 수출 확대 등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낮게는 1130원 중반에서 1190원대까지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끊임없이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면서 원화값이 동시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트럼프의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에 최근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절상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원화는 통상 위안화와 동조화 경향이 강해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 동반 강세를 보일 수 있다. 민 연구원은 "하반기 트럼프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된다면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추가로 원화값은 1130~114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 강세 정책과 약세 정책 중 어느 정책에 무게를 둘지에 대한 시장의 혼란이 계속되면서 변동성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재정 확대, 경기 부양,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금리 인상이 가져올 달러 강세와 보호무역주의 확대, 수출산업 육성을 위한 달러 약세 기조가 서로
다만 급격한 원화 강세를 막기 위한 당국의 미세 조정 가능성도 열려 있다. 서 연구위원은 "달러가 약세로 방향을 틀었지만 급격한 원화값 상승에 따른 수출업체의 타격을 고려해 당국에서 미세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