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상반기에 계획 중인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IPO) 성공 여부가 재무구조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1일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티니위니 매각 자금 중 세금 등을 제외한 6900억원이 이달 20일께 들어온다"며 "이제 이랜드그룹을 둘러싼 최근 재무 불안 소문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매각대금을 통해 한때 400%를 넘었던 부채비율이 240%까지 떨어져 회사가 안정을 찾았다는 것이다. 추진 중인 이랜드리테일 IPO를 상반기에 끝내고, 부동산을 추가로 팔면 부채비율이 200% 밑으로 내려간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이랜드그룹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을 낮췄던 한국신용평가 측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혁진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신용등급을 내렸던 지난해 말 매각 이슈는 이미 반영했다"며 "오히려 애초 1조원 안팎으로 논의되던 계약금액이 줄어든 상황이라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한신평이 지난해 말 신용등급을 낮춘 이유는 이랜드월드 빚(순차입금)이 너무 많아 한 해 벌어들인 현금(EBITDA·이자 및 법인세, 감가상각 차감 전 영업이익)을 빚 갚는 데만 써도 7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는 게 이유였다. 한신평이 제시한 기준은 6년 반이었는데 이랜드월드 재무지표는 이를 근소하게 넘겼다.
이후 이랜드그룹 측은 지난해 말 3개 부동산을 팔아 2500억원을 확보했고, 이번에 티니위니까지 매각했다. 자산을 팔아 빚이 줄긴 했지만 한 해 1000억원 안팎 영업이익을 내던 티니위니가 사라진 탓에 돈을 벌 수 있는 역량도 덩달아 위축됐다. 현시점 기준으로 빚을 갚는 시간을 다시 계산해도 여전히 6년 반 정도가 걸린다.
이랜드 측은 "중국에서 부진했던 매장을 대대적으로 철수하고 중소도시에 새 점포를 열어 티니위니 이익 감소분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며 "상반기 부동산 매각도 추가로 진행 중이라 재무구조는 이상 없다"고 설명하지만 시장이 믿어주지 않으니 문제다. 최우석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티니위니의 매각대금으로 패션사업의 수익성 저하를 막기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