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주 투자노트 / 피씨엘 ◆
피씨엘은 이번에 주당 공모가 밴드를 1만500~1만3000원으로 책정했다. 앞선 상장 추진 때 제시한 공모가 밴드(1만1300~1만4400원)와 비교하면 상단과 하단을 각각 9.7%, 7%씩 낮춘 셈이다. 공모가 밴드는 지난번과 동일하게 2019년 추정 순이익에 미리 선정한 비교 대상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산정했다. 즉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은 추정 순이익과 피어그룹의 주가다.
상장 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은 피씨엘의 2019년 매출과 순이익을 각각 357억원, 1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예상치) 매출 7억원에 순손실 20억원을 냈지만 올 들어 혈액진단, 현장진단, 암진단, 플랫폼서비스 등 4개 사업부문에서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전 상장 추진 때 추산한 매출(281억원)·순이익(76억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 높아졌다. 그사이 실적을 견인할 호재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피씨엘의 주력 제품은 '혈액진단 Hi 시리즈'다. 수혈 전에 고위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사전에 진단할 때 쓰는 키트다. 지난해 프랑스에 납품을 시작했고, 올 1분기부터는 브라질과 독일에도 납품하기로 했다. 이 세 국가에서 거두는 매출은 오는 2019년 135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 국내 매출은 올 하반기 입찰을 통해 제품을 공급한다는 가정 아래 35억원으로 추정했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현장진단 Ai'도 지난 2015년 10월 미국 회사와 기술 이전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점을 감안해 2019년 미국 매출을 20억원으로 정했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미국을 제외한 중국과 체코,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한국 등에서도 2019년에 매출이 25억원가량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해 암진단 제품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 중국 매출은 20억원, 국가 검진 사업으로 암 검진이 실시되고 있어 국내 매출은 13억원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술력을 인정받는 플랫폼서비스 사업은 국내외 기업들과 공급 계약을 통해 2019년 매출이 89억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2019년 추정 순이익에 한국투자증권은 비교 대상 기업 PER로 27.05배를 적용했다. 비교 대상 기업으로 선정한 씨젠, 바디텍메드, 엑세스바이오, 아이센스, 랩지노믹스 등 5개사 중 적정 PER를 나타내는 바디텍메드(30.65배)와 아이센스(23.45배)의 평균치를 활용한 것이다. 여기서 산출한 주당평가액 1만5582원에 할인율 32.6~16.5%를 매겨 공모가 밴드를 최종 결정했다.
2019년 추정 순이익이 이전 상장 추진 때보다 더 늘어났음에도 공모가 밴드가 낮게 형성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시에는 바디텍메드(33.49배)와 아이센스(26배)에 PER가 70배에 달하는 랩지노믹스까지 포함한 평균치를 활용했다. 이 때문에 비교 대상 기업 PER가 43.7배로 책정되면서 공모가 밴드가 덩달아 높아진 것이다.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했던 점도 이러한 영향이 컸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피씨엘 기업가치를 재평가
피씨엘은 이번 상장에서 총 150만주를 공모한다. 전체 공모액은 158억~195억원이며, 이번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13~14일에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