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1일 인터뷰에서 코스피를 흔드는 트럼프 변수는 2분기를 넘어가면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의 공약들은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확대하며 글로벌 증시를 달궜다. 그러나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민 정책이나 보호무역에 치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됐다. 최근 대규모 송유관 사업과 멕시코 장벽 설치 등을 발표했지만, 시장 불안감은 트럼프 정부가 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한 이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 센터장은 "예산안에 인프라 투자가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핵심"이라며 "2월에서 3월 중 초안이 나오면 코스피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의 방향성은 환율과도 밀접하다.'미국 우선주의'의 핵심인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최근 달러 강세 흐름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선 달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는 신흥국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는 배경이다.
이 센터장은 과거 미국이 금리 인상 이후 낮은 달러 수준을 유지했던 점도 지적했다. 그는 "지난 1994년 미국 금리가 올라가자 신흥국 통화가 강세 전환했다"며 "신흥국 시장의 수급이 나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외국인 자금은 국내에 꾸준히 유입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우리 증시로 순유입된 외국인 투자금은 1조4600억원에 달한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만 1조9400억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업 실적이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양호하다는 게 확인 되면 수급 흐름은 이어질 겁니다. 2230선 정도를 코스피 박스권 상단으로 보는데… 박스피를 한 번 벗어날 때가 된 거 같죠?"
이 센터장은 '불황형 흑자' 우려에도 기업들의 기초체력이 성장한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실적에 대규모 부채 탕감과 구조조정이 반영된 상태라 충분히 '레벨 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1, 2분기의 실적이 양호하다면 불황형 흑자에 대한 걱정을 불식시킬 것"이라며 "코스피는 기업들의 순이익 규모가 '선'을 넘을 때마다 함께 점프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특히 IT 종목들에 주목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기술 성장이 독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서 시작된 '축제'는 IT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수급이 부족하고, 낸드 프레시 등 신성장 동력이 마련된 점도 긍정적이다.
이 센터장은 이외 주가가 바닥을 찍은 종목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 저평가된 종목들이 빛을 본다. 그는 "지배 구조 개편 등 다양한 대내외적 요소가 얽힌 종
그는 이어 "해외 자산 중에는 브라질 채권, 러시아 채권, 신흥국 주식 등에서 투자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변수가 드러나는 2분기 이후 중요한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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