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찾아온 새해 수도권 정비사업장(재건축·재개발)에 '공동사업' 방식이 화두로 떠올랐다. 조합이 수익과 손실 가능성을 모두 떠안는 대신 일종의 사업 파트너를 들여 리스크를 분담하겠다는 것이다.
다음달 9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하는 서울 강동구 천호1구역(재개발)은 정비사업장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공동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공공 디벨로퍼로 나선 SH공사가 자금 지원과 기술적인 공사 관리를 담당함으로써 여러 가지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동 일대는 재래시장 4곳과 집창촌 등이 있어서 복잡한 갈등이 일어날 여지가 큰 만큼 공공 부문에서 사업자를 들이는 것이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천호1구역 조합과 SH공사는 시공사 입찰을 앞두고 '미분양이 생기는 경우 건설사에 줘야 할 공사비를 미분양 아파트로 대신 낸다'는 조건(대물변제 조항)도 없앴다. 건설사들로서는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는 미분양 아파트보다 공사비를 받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과 포스코·대우·SK·현대산업개발 등 굵직한 대형사들 외에 한진중공업과 코오롱글로벌, 우미건설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말이다. 천호1구역에는 696가구(임대 105가구) 규모 주상복합아파트와 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리스크 셰어링(위험 분담)' 움직임은 미분양의 무덤으로 통하던 경기도 용인시 일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도에서는 용인8구역 재개발 조합이 BNK투자증권(신탁사)을 공동사업자로 정했다. 조합은 다음달 사업시행변경인가를 거쳐 2018년 일반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이 단독 사업자인 일대 사업장은 미분양 등의 위험 부담 여파로 대부분 일시 정지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용인시는 미분양 우려나 주민 갈등으로 사업 가능성이 희박해진 정비구역을 대상으로 구역 해제에 들어가기 위해 조례 개정 절차를 밟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말부터 공동사업 방식을 택하는 사업장이 늘어나는 현상은 '신탁사의 재건축 사업 허용'이라는 제도적인 요인 외에 요즘의 시장 냉각이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