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번째 유가증권시장 입성(기업공개·IPO)을 앞둔 호전실업의 박용철 회장(73·사진)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계절적 비수기에는 생산능력 등을 비축해 주문이 몰릴 수 있는 성수기에 생산성을 끌어올려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게 의류산업 경영의 제일 원칙"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호전실업은 1985년 설립됐으니 벌써 32돌을 맞았다. 30년 넘게 IPO에 나서지 않았던 호전실업이 IPO를 결정한 이유가 궁금했다.
박 회장은 "임직원이 주인인 기업, 더 나아가 국민이 주인인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IPO를 결정했다"면서 "이번 IPO를 계기로 주요 거래처인 글로벌 브랜드와의 신뢰 관계가 한층 두터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전실업은 다음달 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이번 상장에서 총 166만4670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희망가는 3만~3만5000원이고, 전체 공모금액은 희망가 상단 기준 583억원이다.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19~20일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상장 주간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호전실업은 스포츠·기능성 의류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4대 스포츠 리그(MLB·NBA·NFL·NHL)와 유럽 프리미어리그에 운동복(유니폼)을 공급하고 있는 글로벌 파워기업이다. 등산복, 골프복, 사냥복, 낚시복도 만든다. 주요 거래처는 나이키, 노스페이스, 아디다스, 언더아머 등 15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다.
국내 의류시장에서 30년 전만 해도 해외 스포츠팀의 유니폼은 생소한 사업이었다. 박 회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만 가지고는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며 "남들이 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시장을 꾸준히 물색한 결과 해외 유명 스포츠팀의 유니폼 생산이 호전실업의 먹거리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창업 초기 전문으로 했던 여성 정장 사업에서는 손을 뗐다. 그 대신 특수 야외활동 의류인 사냥복, 낚시복 등의 생산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박 회장의 이 같은 경영전략이 적중한 것일까. 호전실업의 언더아머 수출액은 5년(2011년~2015년) 만에 35억원에서 734억여 원으로 20배 이상 급증했다. 나이키와 노스페이스 수출액도 각각 707억여 원, 761억여 원에 달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신사업을 찾아 나섰던 박 회장이 점찍어 놓은 미래 먹거리는 무엇일까. 교복 사업이다. 박 회장은 "국내에서 실적을 쌓은 뒤 일본 교복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학생 수가 많은 데다 정부가 정한 5개 유형의 교복 중 하나를 학교가 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업성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첫 행보로 지난해 하반기 교복 브랜드인 '쎈텐'을 론칭했다. 온라인 판매 채널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올해에는 세계 1위 온라인 스포츠 의류 쇼핑몰인 '퍼내틱스'에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확보한 공모 자금은 인도네시아 등 해외 생산시설 확충에 쓸 방침이다. 동시에 기계 자동화를 위한 설비 투자와 차입금 상환에도 자금 일부를 투입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투명경영을 약속했다. 그는 "임직원과 거래처, 투자자를 위해 투명한 경영을 이어나가겠다"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것만이 주주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한편 호전실업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24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총매출액(2969억원)의 83%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295억원으로 2015년 영업이익(249억원)을 넘어섰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