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 중 공모 규모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는 넷마블, 남동발전, 동서발전, ING생명, 이랜드리테일 등이 있다. 여기에 지난해 추진이 보류됐던 호텔롯데가 다시 이름을 올릴지 주목된다.
지난해 IPO 시장 실적은 최고 성수기를 누렸던 2015년에 비해 부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재작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138개(코스피 16개, 코스닥 122개)였던 신규상장(이전상장 포함)이 지난해 98개로 고꾸라졌다. 특히 코스피 시장은 16개로 2015년과 동일했지만 코스닥에서는 33%나 줄어들었다. 최대 기대주로 꼽혔던 호텔롯데 무산, 상장기업들의 주가 부진 등으로 연말 공모시장이 얼어붙은 결과다.
하지만 올해는 대형 기대주를 중심으로 IPO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지난달 29일 이랜드그룹의 유통자회사인 이랜드리테일이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소식만으로 이월드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한 해를 마감했다. 작년 11월부터 1700~1900원대에 머물던 이월드 주가가 하루 만에 2485원까지 뛰어오른 것이다. 또 지난달 넷마블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올해 초 상장 코앞까지 다다르자 2대주주인 CJ E&M의 주가도 동반 상승세다. 작년 12월 한 달간 주가가 25.7% 급등했다. 넷마블은 2조원대 공모금액이 예상된다.
잘 키운 자회사 하나가 모회사의 주가를 견인하는 경우는 지난해 두산밥캣 사례에서 이미 드러났다. 공모주 청약 미달이라는 굴욕을 맛본 두산밥캣이 인프라 투자 확대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덕에 기사회생하자 결과적으로 두산인프라코어까지 수혜를 입었다. 작년 11월 18일 두산밥캣 상장 후 두산인프라코어는 연말까지 주가가 약 8% 올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두산밥캣 상장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자금난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됐다고 시장이 평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앞선 사례 때문에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의 모회사들도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한국전력은 올해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8개 자회사를 잇달아 IPO할 계획이다. 한전은 기존 지분을 매각하고 대주주로서 받게 되는 배당이 확대되면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작년에 주가가 11%나 빠지면서 시가총액 순위도 재작년 3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발전 자회사 상장 시 전력시장 개방으로 민간 기술과 자본 참여가 확대되면 결과적으로 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년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코스피 시장에 빼앗기며 절치부심 중인 코스닥 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세주가 될지 주목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유통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작년 4분기부터 본격 판매된 '램시마'가 양사 실적에 본격 반영되고 있다.
노경철 SK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삼각편대를 이루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봤다. 또 하림그룹은 지주사인 제일홀딩스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로 불어난 차입금을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상장 전 모기업을 공략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동완
[채종원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