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예측을 토대로 집계한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금융 빅4(신한·KB·하나금융그룹과 우리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75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19일, 신한·KB금융은 20일, 하나금융은 2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초저금리에 따른 예대마진 압박과 조선·해운 구조조정발 부실채권 증가 우려 악재에도 은행의 수익성 위주 전략, 대손충당금 감소, 비은행 부문 선전 등으로 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분석됐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6월에 기준금리 인하가 있었지만 은행의 수익성 위주 정책 등으로 순이자마진(NIM) 감소폭이 예상보다 작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조선·해운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충당금이 이미 작년에 선반영돼 이번 3분기에 추가로 쌓아야 할 충당금이 많지 않았던 점도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진단했다.
빅4 중 3분기 실적 1위는 신한금융이 지킬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의 추정치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0.5% 줄어든 6077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3분기 순이익 6000억원을 넘는 곳은 신한금융이 유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비경상이익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충당금이 크지 않고 NIM 하락폭이 시장 예상보다 작다면 증권사 예측보다 더 좋은 실적을 발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46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4% 정도 큰 폭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부터 손해보험사·증권사 등을 인수하면서 이전보다 순익을 높일 수 있는 체질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의 3분기 순이익에 대한 시장컨센서스는 전년 동기보다 30.9% 늘어난 3328억원이다. 작년 3분기에 반영됐던 하나·외환은행 통합비용이 이번 분기에 사라지면서 기저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하나금융은 작년 3분기에 하나·외환은행 통합비용 등이 일거에 반영됐는데 이게 사라지면서 올 3분기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은 지분 매각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이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우리은행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6% 늘어난 3447억원으로 예상됐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보유 지분(51.05%)을 4~8%씩 30% 안팎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투자의향서(LOI) 접수 때 18개사가 참여한 바 있다. 이들 매입 의사를 밝힌 지분 매입량은 매각 지분의 2.7~3.8배에 달했다. 기존 실적 지표 외에 3분기 실적은 이들 예비투자자가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때 중요한 판단 지표로 이용된다.
우리은행은 지분 매각 성공을 위해 지표 개선에 힘써왔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7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나 증가했다. 연체율은 작년 말 0.82%에서 지난 6월 말 0.57%로 줄었고 같은 기간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
금융위원회는 연내 은행 대손준비금을 자본비율 산정 때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연내에 이 같은 방안이 시행되면 우리은행의 보통주 자본비율은 8.80%에서 10.01%로 높아진다. 또 총자본비율도 13.67%에서 14.51%로 개선된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