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기존 마그네틱(MS) 카드용 단말기를 집적회로(IC) 단말기로 교체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안에 맹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IC칩으로 승인 요청이 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MS 승인으로 전환되는데 이 과정에서 불법복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교체 중인 단말기가 IC칩 전용이 아닌 MS 겸용이어서 여전히 불법복제에 노출돼 있고 이에 따라 1000억원 기금까지 투입하는 단말기 교체 작업의 성과가 제대로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카드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계기로 기존 MS 단말기를 IC칩이 들어간 신형 단말기로 교체하는 작업이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카드사들은 단말기 교체 비용에 부담을 느낀 영세 가맹점을 위해 10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하고 금융결제원, 한국스마트카드, 한국신용카드네트워크 등 3곳을 신규 사업자로 선정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IC 카드로 승인 요청이 되지 않는 경우 자동으로 MS 카드로 승인 요청을 시도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법복제를 하려고 마음먹으면 실수를 가장해 IC칩 인식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불법복제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셈이다. 국내의 경우 신용·체크카드의 IC 카드 전환율이 99%에 달하는 반면 단말기 전환율은 60%에 불과해 반쪽짜리 보안 대책으로
전면 교체되는 기간까지 카드 불법복제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사당국 관계자도 "해외에서 활동하던 불법복제 세력들이 한국을 마지막 특수로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카드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서는 종업원이 카드를 대신 결제하더라도 반드시 사용자 눈앞에서 결제가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김덕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