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청약시장 호황 덕에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발해지자 조합원이 아닌 일반 청약자들이 살 수 있는 일반분양 물량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일반분양이 많을수록 주거여건이 좋은 소위 ‘로열층’을 당첨받을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좋은 청약성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주목된다.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말까지 전국에 공급됐거나 분양을 앞둔 재건축·재개발 단지 중 일반분양 가구수는 2만5305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0년 1만386가구보다 2배 더 많을 뿐 아니라 지난해 1만8182가구와 비교해도 7100여가구 늘어난 것이다. 연간 일반분양 물량이 2만 가구를 넘은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올해 분양한 아파트가 48만가구로 예년의 배 수준으로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더 크게는 역설적으로 지난해까지 부동산 시장 전망이 어두웠던 결과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고꾸라지자 아무리 입지가 좋은 재건축·재개발 현장이라도 조합원 자격을 포기하고 현금청산을 선택하는 경우가 잇달았다”며 “이렇게 나온 물량이 모두 일반분양으로 바뀐데다 올해 그나마 시장 사정이 나아지면서 지지부진하던 정비사업이 실제 분양에 나서자 일반분양분도 쏟아져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분양분이 많다보니 일반 청약자들이 로열층을 낙점받는 비율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조합원이 미리 좋은 층과 향을 골라가고 남은 물량만 일반분양으로 돌리는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분양흥행을 위해 조합원 배정분도 추첨을 통해 정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올해 분양한 재건축 단지 가운데 일반분양 비중이 높은 곳은 청약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8월 대우건설이 경기 안산 중앙주공2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한 ‘안산 센트럴 푸르지오’는 총 990가구 중 절반이 넘는 540가구를 일반분양분으로 선보여 계약 후 5일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분양 관계자는 “예전에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이면 사업단계별로 지분값이 뛰고 좋은 동을 배정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많이 희석됐다”며 “장기간 지분투자하면서 속앓이하느니 일반분양 로얄층에 당첨되는게 더 낫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연말 분양하는 재건축·재개발 단지 중에도 일반분양 비중이 높게는 70%에 달하는 곳이 적잖다. 두산건설이 광주 계림5-2구역 주택 재개발사업으로 짓는 ‘광주 계림2차 두산 위브아파트’는 총 648가구 중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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