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증시에서 이변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요국 증시 가운데 5년 연속으로 한 자릿수 등락이 이어진 사례가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일본 토픽스(1961~1964년)와 닛케이(1979~1982년), 미국 나스닥(2004~2007년) 등 4년 연속 한 자릿수 등락률을 보인 증시에서는 어김없이 다음해에 두 자릿수 등락률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코스피는 이미 4년째 한 자릿수 등락률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변 연구원은 "코스피 변동성이 그동안 5~7년 주기로 확대와 축소를 반복했는데 현재 6년째 축소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악의 경우 (대선 전후) 미국 증시에 낀 거품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까지 내놨다. 내년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지금보다 0.7%포인트 상승한 1.6%에 형성되고 미국 증시 주가수익률(PER)이 8% 오른 20배에 도달한다고 가정하면 일드갭(주식 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률과 국채 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률 차이)이 3.4%포인트로 줄어든다. 더 이상 예금이나 채권보다 주식이 매력적이지 않은 국면에 진입한다는 얘기다.
변 연구원은 "미국 대선이 있던 2008년 하반기 S&P500지수가 29.4%나 하락한 적이 있다"며 "미국 증시가 장기 상승한 뒤 대선을 맞이했을 때 급락했던 경험이 많아 한국 증시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미국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된 후 유가가 오른다면 신흥국 증시에 호재이기 때문에 한국 증시가 크게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변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경기에 민감한 성장주보다 약세장에서도 안정적인 가치주가 유망하다고 주장했다.
대신증권도 내년 코스피를 1700~2150으로 전망하면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은 불확실성 해소가 아닌 불확실성의 시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라 유동성이 축소되면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내년 하반기 저유가와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한계기업 급증, 중국 신용경색이 겹치면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용환진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