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인지 여의도에는 '내년에도 코스피는 변동성이 큰 박스권이 될 것'이라는 어중간한 전망만 넘쳐난다. 이런 상황에 용기 있게 한국 증시를 사야 한다고 추천하고 나선 사람이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에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주식시장 분석 총책을 맡고 있는 삭티 시바 수석전략가(사진)가 바로 그다.
지난달 말 방한한 시바 수석전략가는 1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한국 증시(MSCI코리아지수 기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12월 바닥을 찍고 올라가고 있는 중"이라며 "하지만 주가는 중국(MSCI차이나지수 기준)보다 싸다"고 평가했다. 쌀 때 사서 비싸게 판다는 시장의 본질을 생각하면 지금이 사야 할 타이밍이라는 얘기다. 그는 맥쿼리뱅크 UBS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에서 20여 년간 신흥국 주식을 분석하며 '저가 4개국 대 고가 4개국' 투자론을 만들어 히트했다. 이론은 단순하다. ROE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분석해 저평가된 국가 4개국을 사고, 고평가된 국가 4개국을 파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투자법은 독특하다. 한두 개 국가만 사면 안 되고 4개국을 모두 사야 한다. 또 최소 12개월은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식으로 2000년부터 투자한 결과 4개국 바스켓 가운데 87%가 시장 평균 수익률을 웃돌았고, 12개월 평균 수익률은 6.1%에 달했다. 현재 그는 저가 4개국으로 한국·중국·싱가포르·대만을 담았고, 고가 4개국으로는 필리핀·인도네시아·인도·말레이시아를 넣었다. 하지만 이렇게 싼 한국 주식을 외국인들은 최근 몇 개월 새 왜 계속 팔고 있는 것일까.
그는 "서울에 오기 전에 미국 보스턴에서 기관투자가들을 만났는데 한국 기업들 ROE가 오르고 있다고 설명해도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며 "오히려 저가 4개국에 포함된 대만은 이미 2013년부터 ROE가 오르기 시작해 고점을 향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의 실적 개선을 믿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데다 우리나라 ROE와 비슷한 경쟁국을 찾다가 일본을 사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시바 수석전략가는 "과거 1994년, 2004년, 2013년 등 미국 금리 인상 이후에는 아시아 증시가 반드시 상승했다"며 "금리 인상 이전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떨어졌지만 막상 금리를 올리고 나면 불확실성이 사라지며 주가가 반등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증시도 과거 미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