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말하는 공동시행에 대해 시 관계자는 "쉽게 말하면 지분제 형태가 될 것"이라며 "내년 초에 나올 협약서에 이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담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분제는 계약 당시 조합원 지분율을 확정하는 대신 사업에 드는 비용과 미분양 발생 등 위험 부담을 모두 시공사가 떠안는 방식이다. 일반분양에 성공하면 생기는 이익도 가져간다. 시공사가 단순히 공사비만 가져가는 도급제와 비교된다.
서울시는 공공관리제 도입 이후 이 제도를 적용받는 모든 정비사업장에 대해 시공사 선정을 사업시행인가 이후에만 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문제는 이 때문에 사업 초기에 자금이 부족해 10년 넘게 재건축이 지지부진한 곳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9·1 대책을 통해 조합과 시공사가 공동시행하거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사업 관리를 맡으면 조합설립인가만 끝나도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풀어주는 쪽으로 관련 법 개정에 나섰다. 이런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해 내년 3월 2일 시행될 예정이다. 서울시도 바뀐 법에 맞춰 조례 개정에 나선 가운데 다소 모호했던 공동시행 범위를 지분제까지 보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당초 서울시는 시공사 선정 시기를 조정하면 공공관리제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제도 개선에 부정적이었다. 지난해 국토부가 소유자 과반이 찬성하면 사업시행인가 전에도 시공사를 정할 수 있는 공공관리제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시가 반대해 결국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자 일종의 '절충안'으로 나온 공동시행에 국토부와 시 양쪽이 모두 동의해 관련 내용을 담은 도정법과 조례가 잇달아 시행을 앞둔 상태다.
건설사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염려도 적지 않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이 예전보다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공동시행이라 해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이 전혀 없고 단순히 모든 책임만 떠맡는 기존 지분제 구조라면 사업에 참여하기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 대출규제 등 영향으로 당장 내년부터 부동산시장 경기가 올해보다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분제를 선택해 리스크를 짊어지는 시공사가 나올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진행되는 재건축·재개발사업 대부분은 단순 도급 형태"라며 "건설사들이 책임을 덜 지는 것을 선호하다 보니 고덕주공처럼 지분제로 추진했다가 도급제로 바꾼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 서울시 표준협약서에 담길 공동시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