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의 급락 여파로 전날 크게 하락했던 코스피가 1%가 넘게 급반등하며 하루 만에 낙폭을 회복했다. 전날 5000억원이 넘는 팔자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던 외국인 투자자가 이날에는 ‘사자’로 돌아서면서 지수를 다시 끌어올린 것이다.
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1.96포인트(1.60%) 오른 2023.9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급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이날 코스피는 9.54포인트 오른 2001.51에 개장한 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상승폭을 꾸준히 키웠다.
전날 코스피는 37포인트나 급락하면서 6거래일 만에 2000선을 내줬다. 지난 27일 중국 상해지수가 5.48%나 폭락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전날에도 장중 3%대 급락하던 상하이 지수는 장 후반 낙폭을 만회하며 강보합에 마감했고 이날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또 중국 위안화의 SDR(Special Drawing Rights, 특별인출권) 편입으로 중국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며 투자심리를 개선시킨 것으로 보인다.
MSCI 지수 변경으로 외국인의 순매도가 연일 지속됐지만 전날 급락으로 해외 자금 이탈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 수급상 숨통이 트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는 3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12월 통화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해왔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3일로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파리테러에 의한 유로존 경기 하강 압력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현재 ECB가 시행 가능한 정책은 양적완화 기간 연장, 자산매입 규모 확대, 매입대상 자산 다변화, 정책금리 인하 등인데 이 가운데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철강금속, 화학, 운송장비, 전기전자 등은 2% 넘는 강세를 나타냈고, 제조업, 보험,건설업, 서비스업, 기계, 전기가스업, 금융 등이 1% 넘는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비금속광물은 1% 이상 내렸고, 종이목재, 의약품, 섬유의복 등은 소폭 약세로 마감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06억원, 510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2129억원을 순매도했다. 연일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다 전날 5382억원의 매물 폭탄을 터뜨리며 코스피 급락을 이끌었던 외국인은 이날 순매수에 나섰다. 프로그램 매매는 1486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강세다. 기아차는 6% 넘게 뛰었고,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물산, NAVER 등이 2~4% 올랐다. 현대모비스(-1.00%), SK하이닉스(-0.79%) 등은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개 상한가를 포함해 528개 종목이 올랐고 288개 종목이 떨어졌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아모레퍼시픽(3.72%), 코스맥스(3.28%), 에이블씨엔씨(3.33%), 원림(3.58%), 한섬(2.02%) 등 화장품과 섬유의복 관련 종목들이 수혜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코웨이 인수전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CJ는 3.75% 올랐다. 현대페인트는 주가 조작협의로 전 대표가 구속됐다는 소식에 28.53% 급락했다. 삼부토건은 550억원 규모의 서부내륙고속도로 공사 수주 소식에 20% 가까이 오르면서 이틀째 급등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3.57포인트(0.52%) 오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네오이녹스엔모크스는 27.52% 급락했다. 솔루에타는 초박막 전자파 차단 신소재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18.75% 급등했다. 일회용 비밀번호(OTP) 업체인 미래테크놀로지는 상장 첫날 공모가 1만6100원을 밑도는 1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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