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확정 실적이 발표된 이후로 2거래일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반도체와 반도체장비 업종은 2% 상승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우선주가 16.93% 오르고 보통주는 4.89% 상승한 영향이다. 그러나 실적 발표 하루 뒤인 30일엔 반도체 관련 93개 종목 중 70개 종목이 하락해 삼성전자의 낙수효과가 나머지 반도체 업체들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발표된 29일부터 주성엔지니어링(-3.24%) 제주반도체(-4.75%) 에스티아이(-2.50%) 등 대부분의 반도체 관련주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에 반도체용 웨이퍼 등을 공급하는 로체시스템즈도 1.52% 하락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호실적은 반도체 업종 주가에 긍정적인 재료이긴 하지만 4분기 업황 우려가 더 큰 상황"이라며 "4분기 출하량 증가 폭이 줄어드는 가운데 반도체 단가 하락이 예상되는 점이 주가를 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4분기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가 삼성전자발 낙수효과를 압도한다는 얘기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4분기 D램 출하량 증가율이 2%에 그치는 가운데 PC와 모바일기기에 들어가는 D램의 평균판매가격이 각각 13%, 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내년 업계 D램 공급 증가율은 24.6%, 수요 증가율은 23.2%를 기록해 내년에도 공급 과잉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이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뛰어드는 것도 부담이다. 지난달 중국 국영기업 칭화유니그룹은 자회사가 대주주인 웨스턴디지털을 통해 미국 플래시메모리 회사인 샌디스크를 인수한 바 있다. 인텔은 8월 '3D크로스포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중국 다롄 3D낸드 라인 독자 건설, 중국 자본의 샌디스크 인수는 상당히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