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이 올해 창립 55주년을 기념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지배구조 개선에 얼마나 의지를 피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신협은 토착세력 등 선출직 이사장의 경영 간섭에 따른 부작용으로 경쟁력 저하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14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일부 신협은 ‘묻지마 투자로’ STX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 회사채 투자로 상당한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사장 주도의 묻지마식 투자였다”고 말했다.
지방소재 신협 상당수는 인천 등 수도권 지역 부동산을 중심으로 은행에서 한도가 찬 대출의 후순위로 대출을 실시하는 등 위험 여신을 상당수 취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 신협 중 몇몇은 규모가 영세해 후순위 대출의 10억원 정도만 부실이 나도 재무건전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서민금융기관인 신협이 회사채나 후순위 대출에 집중하는 데는 지배구조 문제가 원인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출직인 이사회의 의장인 이사장의 권한이 절대적이다보니 종종 경영 간섭으로 이어져 여신 운영 제약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신협중앙회가 앞서 지난 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신협의 경쟁력 강화방안과 규제개혁’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이사장의 경영 간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세미나 주제 발표를 맡은 박창균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일부 신협에서는 경영에 대한 감시기구인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이사장이 경영에 직접 간여하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특히 “이사장이 직접 경영에 간여할 경우 신협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이사장의 경영 간섭이 신협 부실화의 단초가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협 이사장은 임명직이 아닌 조합원 선거를 통해 뽑는 선출직이기 때문에 권한과 입김이 세기로 잘 알려져 있다. 조합이라는 특성상 금융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전문가보다는 정치적 이유에서 지역 토착세력이 이사장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경영 간섭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이유도 이런 까
하지만 이런 지적에 대해 신협은 크게 우려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신협 관계자는 “상당수 이사장들은 신협을 오랫동안 겪은 전문가들로 신협에 대해 누구보다 이해도가 높다”고 말했다. 또 “규정상 이사장이 경영에 간섭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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