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원의 거대 기금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직에 대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내년으로 예정된 기금운용본부의 지방 이전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정부 및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이 진행한 자산운용전문가 채용 과정에서 상당수의 지원자들이 서류에 합격하고도 면접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지난 8월말 최소 3년 이상의 투자실무경력을 가진 기금운용역 28명 선발 계획을 공고했다. 이후 1차 서류 심사에서 58명이 합격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23~25일까지 면접을 실시했다.
하지만 서류 합격자 중 18~20명 정도의 인원이 사전 또는 면접 당일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통 10%를 밑돌던 면접 불참율이 30%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국민연금 내부적으로 당혹해 하는 기색도 읽힌다. 또 금융투자업계에서 좋은 평판을 받았던 일부 지원자들의 중도 포기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면접 대거 불참으로 당초 계획한 28명의 채용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에 국민연금 관계자는 “경쟁률이 낮더라도 괜찮은 인재가 많다면 다 뽑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일부 덜 채용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IB업계에서는 이번 상황의 주된 원인으로 기금운용본부의 전라북도 전주 이전을 꼽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메가펀드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타연기금 및 공제회와 달리 지방근무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게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금운용본부의 전주행은 현 국민연금법을 고치지 않고서는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에 완료된다. 여야간 입장차도 커 관련 규정이 조만간 개정될 가능성도 제로에 가까워 ‘전주시대’에 맞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다른 IB 관계자는 “신규 채용의 어려움은 물론 기존
반면 국민연금 기금의 빠른 성장세, 공공기관의 직업적 안정성 등을 근거로 향후에도 우수 인력 수급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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