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진짜 `하나`예요" 1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통합은행 출범식에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초대 은행장인 함영주 행장,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앞줄 왼쪽 셋째부터 오른쪽으로) 등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함영주호`의 새 출발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새싹을 뜻하는 `녹색` 넥타이를 매고 왔다고 말했다. |
1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은행으로 공식 출범한 'KEB하나은행'의 함영주 행장은 영업통다웠다. 함 행장은 현장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해 수익성을 잡겠다는 취임 일성을 내뱉었다. 올해 2월 기준 자산 규모 1위(337조원)의 거대 은행이지만 내실을 갖춰야 진정한 '리딩뱅크'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사도 밝혔다.
함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외형뿐만 아니라 내실을 갖춘 진정한 리딩뱅크, 대한민국 일등을 넘어 글로벌 일류은행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기존 틀에서 벗어나 변화와 혁신이 중요한 때"라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은행의 '맷집'이라고 볼 수 있는 자산 규모로는 국내 시중은행 중 1위다. 이날 취임식과 출범식에서도 '1등'이라는 숫자가 강조됐다.
하지만 내실은 그렇지 않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조387억원(하나·외환은행 단순합)으로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에 이어 3위에 그쳤다. 고객 수도 600만명 수준으로 국민은행(1290만명)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이마저도 하나·외환은행 조직이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때문에 함 행장은 취임식에서 조직원 간 화합과 시너지 제고를 강조했다. 그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에서의 과거 경험보다 KEB하나은행의 새 도약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주문했다. 함 행장은 조직 융합을 위해 김지성 전 외환노조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영입해 솔선수범에 나섰다.
만약 조직 융합에 실패하면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메릴린치를 합병한 뒤 '최악의 합병'이라는 평을 들은 것처럼 사실상 실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하나금융 경영진의 공통 인식이다.
이날 취임식에 참석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통합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약하며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가 될 때 고객 행복 가치를 더 키워드릴 수 있고, 은행도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시중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진 측면에 대해서도 함 행장은 "기존 예대마진을 통해서는 (수익성을 회복하기가) 어렵다"며 "고객 기반을 확대해 투자은행(IB)과 글로벌 부문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자산관리(PB) 사업을 강화해 모든 직원이 PB 직원처럼 영업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KEB하나은행 약점으로 지적되는 리스크 관리에 대해선 중소기업과 소규모 점포(소호) 대출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함 행장은 "대기업 대출은 통합 과정에서 포트폴리오상 조정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하며 (기존 외환은행의) 외국환 부문 강점을 내세워 중기·소호 대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KEB하나은행은 '원큐(1Q)파이오니어'라 불리는 1인 지점장 체계를 통해 영업력을 차츰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일종의 현장 전문가인 원큐파이오니어는 직접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며 단체고객, 중소기업, 벤처·소규모 상가 등을 대상으로 영
김한조 하나금융 글로벌부문 부회장과 김병호 하나금융 경영관리그룹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