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일진홀딩스 주가는 1만100원에서 1만6050원으로 58.9% 급등했다. 증시에 상장된 지주회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13일 장중에는 1만695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까지 했다.
일진홀딩스 주가가 오랜 박스권을 뚫고 7월 이후 2배 넘게(136.7%) 날아오른 배경은 지주사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주력 자회사 일진전기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다른 자회사들의 가치가 부각되면서다. 상장 자회사 일진다이아몬드와 비상장 자회사 알파니언메디칼시스템이 새롭게 조명받기 시작했다.
일진전기도 2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이달 주가가 13.2% 올랐지만, 같은 기간 일진다이아는 일진전기의 4배 가까운 48.7%나 치솟았다.
심지어 지난 11일에는 한국거래소가 과열을 잠재우기 위해 일진다이아 거래를 중단시키기까지 했다.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를 생산·판매하는 이 회사가 지난 3일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데다 원화 약세로 수출에 청신호까지 켜졌기 때문이다. 일진다이아몬드 측은 "달러가치가 원화 대비 10% 상승할 때마다 당기순이익이 10억5000만원가량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진다이아의 전체 매출 909억원 가운데 80.1%(729억원)가 수출에서 나왔고,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의 75.9%를 차지했던 만큼 수출 증대가 곧장 이익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실적이 공개된 직후 김기현 일진다이아몬드 대표가 자사주 1만1000주를 장내 매수해 지분율을 0.14%에서 0.24%로 끌어올리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상장 자회사뿐만 아니라 비상장 자회사 알파니언메디칼시스템도 일진홀딩스 주가를 견인하는 동력이다. 최근 증시에서 바이오·헬스케어주가 각광받으면서 초음파 진단기 사업을 영위하는 비상장사 알파니언의 가치가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진원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일진그룹 성장의 축이 일진전기에서 알파니언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알파니언이 내년에는 일진홀딩스 순이익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분가치는 4572억원으로
한편 일진홀딩스 자회사는 아니지만 계열사인 일진디스플레이 주가도 이달 9.5% 올랐다. 스마트폰 터치패널의 판매 부진으로 주가가 조정받았지만, 하반기부터 LED칩 핵심 소재인 사파이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오면서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