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분석 / 서울옥션 ◆
나흘 뒤인 지난 10일 서울옥션은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액이 157억원(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 영업이익은 45억원(554% 증가)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0억원에서 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배가 됐다. 금융투자 업계가 예상한 상반기 영업이익(40억원)보다도 50% 이상 넘어선 수치다.
실적이 개선된 가장 큰 이유는 지난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유화증권에 따르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2010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지난해에는 720억원에서 1026억원으로 42.5% 커졌다.
서울옥션은 판매자로부터 미술품을 받아 경매를 통해 팔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국내 화가의 미술 작품인 박수근의 '빨래터'(45억2000만원)와 이중섭의 '황소'(35억6000만원) 모두 서울옥션 경매를 통해 거래됐다.
미술 경매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 토막 난 뒤 성장세가 꺾인 상태였다. 정부가 미술품 양도 차익에 세금을 매기기 시작하면서 경매 낙찰 총액이 급감한 탓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과 중동 큰손들이 대체 투자처로 미술품을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국제 미술품 경매시장이 외환위기 전보다도 더 커졌고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도 빠르게 회복하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색화 작품 등을 중심으로 국내 미술품 가격 재평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서울옥션에 호재다.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2013년 3900억원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올해는 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단색화 작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정부도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온라인을 통한 경매 사업도 강화하고 있어 올해 서울옥션 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옥션은 낙찰총액 기준 점유율 50%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 1위 업체로 미술품시장 성장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고 있다. 2014년 하반기 경매시장 호황으로 서울옥션의 영업이익은 2013년 30억원에서 2014년 5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14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은 서울옥션과 K옥션이 과점하고 있다.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80%를 넘는다. 서울옥션의 인기 급등으로 경매 업계 2위인 K옥션의 상장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정작 K옥션은 아직 상장할 뜻이 없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주식시장에서 미술 경매 호황의 과실은 서울옥션이 독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단색화 작품 가격이 치솟는 배경에는 '검은 머리 외국인'의 개입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K아트 돌풍'이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미술품 경매 업계 관계자는 "미술 경매시장은 금융감독원과 같은 감독기관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서 거래가 불투명하다는 단점이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단색화가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로 해외시장에서 한국의 단색화가 호평받고 있는지는 검증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작(僞作) 논란 가능성도 서울옥션 투자 리스크 중 하나다. 경매에서 가짜 작품을
현재 서울옥션은 설립자 이호재 회장의 여동생인 이옥경 대표가 이끌고 있다. 가족 경영 체제에 가깝다. 2008년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는데 전체 주식의 34.53%는 이호재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이호재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