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8월 7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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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지주가 수년째 매각이 지지부진했던 두산캐피탈을 인수하며 인수합병(M&A) 강자로서의 면모를 다시한번 보여줬다. 지난해 7월 메리츠종금증권이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데 이어 1년여만인 이달 5일 두산캐피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메리츠금융은 2020년 메리츠종금증권의 종합금융업 면허 만료를 앞두고 대형 IB로의 도약과 함께 알짜사업인 여신금융 사업 강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의 M&A전략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우선 매물 선정시 수년째 매각이 부진했던 대상을 검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이엠투자증권(옛 솔로몬투자증권)의 경우 2012년 모기업인 솔로몬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여파로 2013년초부터 예금보험공사가 매각을 추진해왔다. 그해 7월에 CXC종합캐피탈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2014년에 들어 재매각이 추진됐고 지난해 7월 메리츠금융은 아이엠투자증권을 품에 안았다.
두산캐피탈 역시 수년간 M&A시장의 매물이었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둘 수 없고 금융을 비주력사업으로 판단한 두산그룹이 2012년부터 매각을 추진해왔다. 마땅한 인수자가 나서지 않으며 수년째 매각되지 못했고 올해 들어 미국계 사모펀드인 JC플라워와 단독 매각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된 후 공개매각으로 전환됐고 이렇다할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인수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의 최근 M&A사례를 보면 수년째 매각이 부진해 매각 초반보다 가격이 떨어지고 관심권에서도 멀어진 매물을 고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공개매각임에도 유력후보로서 대부분 무혈입성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아이엠투자증권과 두산캐피탈 모두 메리츠금융이 관련 사업(증권업·캐피탈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너지 측면에서 접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이엠투자증권은 대형 IB로 나아가기 위해서, 두산캐피탈은 기업여신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인수를 했다는 분석이다. 한 국내 증권사 임원은 “종금업 면허가 만료되면 증권사에서 여신금융 업무를 할 수 없게 된다”며 “메리츠금융이 두산캐피탈을 인수한 것은 기존의 기업여신업무를 캐피탈사를 통해 보다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리츠금융측도 5일 보도자료를 통해 ”건설·설비기계금융 영업에 기반을 둔 두산캐피탈을 인수하게 되면 여신금융부문의 성장동력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고 메리츠캐피탈과의 시너지 확대되 기대된다”고 밝혔다. 메리츠캐피탈은 2012년 설립됐다.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해 자기자본 1조원대의 10대 증권사 반열에 오른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5000억원 규모의 증자계획을 밝히며 자기자본 규모를 더욱 늘릴 예정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증권사와 캐피탈사 모두 업종 자체만으로 보면 가치가 떨어질 수 있지만 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시각이 다를 수 있다”며 “메리츠는 폐지를 줍더라도 제대로 된 종이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